임강빈 시인. 사진=중도일보 DB |
한성기, 박용래 시인과 함께 '대전의 3가 시인'이라 칭송받는 임강빈 시인의 시비가 보문산 사정공원 인근에 세워질 전망이다. 이로써 보문산에는 한용운 시인과 박용래 시인, 김관식 시인에 이어 네 번째 시비가 조성된다.
대전 문학계 원로들과 임강빈 시인 시비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8월부터 대전시와 시비 건립을 위한 조율을 해왔다.
지난 8월에는 공공조형물에 해당하는 시비 건립 타당성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 문학관지역등록심의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강빈 시인의 업적과 설립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시비 설립은 '긍정' 의견으로 모아졌다.
지난주에는 대전시 경관과의 디자인 심의가 진행됐다. 디자인은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야 하기 대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재심의' 결론이 내려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비 건립에 대해서는 긍정이다. 디자인만 변경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시비 건립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시의 디자인 재심의가 통과되면 시비 건립추진위원회가 건립에 착수하게 된다.
임강빈 시인은 공주 출신으로 박용래 시인과 같은 해인 1956년 '현대문학'에 '항아리', '코스모스', '새'가 추천돼 등단했다. 이후 박용래 시인과 막역한 문호로 대전 문학계를 이끌어왔다. 임 시인은 2016년 7월 별세했다.
박헌오 전 대전문학관장이자 시비 건립추진위원은 "임강빈 시인은 한성기, 박용래 시인과 대전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비 건립 요건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임강빈 시인의 시비가 보문산 사정공원에 세워지는 것은 시인을 추모하는 이들의 작은 바람이 담겼다.
박용래 시인이 작고한 뒤 시비가 보문산에 세워지자 임 시인의 지인들 사이에서 "나중에 만약 임강빈 시비가 세워질 수만 있다면 이곳이 좋겠다"라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강빈 시인의 시비는 박용래 시인의 시비와 가까운 곳에 세워질 전망이다.
대전에는 총 18개의 문학비가 있다. 임강빈 시인의 시비가 추가되면 19개가 된다. 동춘당 공원과 송촌동 저택 내에 있는 조선시대 여성 문학인 호연재 김씨 시비, 대청댐 잔디광장과 대청댐 광장에 있는 김대현 시비와 이덕영 시비, 전민동 선비마을에는 서포 김만중 문학비가 있다. 목원대 인문대 교정에는 홍희표 기념시비가 있고, 만인산 휴양림에는 정훈 시비, 상소동 시민휴식공원에는 신정식 시비가 세워져 있다.
정희홍 시비는 대전대 인문예술대학 앞에 용운동 도서관에는 백팽년 시조비가 배재대 교정에서는 소월 시비를 만날 수 있다. 권선근 문학비는 샘머리공원에 있고, 지헌영 대전사랑 시비는 대전시청 광장에 세웠다.
한성기 선생의 시비는 옛 연정국악원(현재 신촌설렁탕 입구쪽)에 있고, 김관식 시비와 만해 한용운 시비, 박용래 시비는 보문산 사정공원에 있다. 지석영 선생 학덕 추모비도 보문산에 있다.
박헌오 전 관장은 "임강빈 시인의 시비가 세워지면 보문산은 대전 문학계를 아우르는 중추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또 문학탐방을 오는 시민들과 외지인들에게도 대전 문학의 명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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