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지역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KT 회장 후보자 면접이 진행된다. 내년 3월 황창규 현 회장의 임기 종료에 따라 앞으로 KT를 이끌 새 수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 3대 이통업체 중 한 곳인 KT는 그동안 불공정 경영과 채용 비리·낙하산 인사 등 다수 논란을 겪어왔다. 앞서 이석채 전 회장이 부정채용 문제로 검찰의 징역형 구형을 받은 가운데 황창규 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4일 경영고문 부정 위촉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앞서 지난 3월 KT 새 노조가 업무상 배임과 횡령, 뇌물 등을 혐의로 고발했으며 7월 KT광화문지사 압수수색이 이어지기도 했다.
잇단 문제로 쇄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 면접 대상자인 회장 후보는 모두 9명으로 구현모, 김태호, 노준형, 박윤영, 윤종록, 이동면, 임헌문, 최두환, 표현명(가나다 순)이다. 이중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과 이동면 플랫폼사업부문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은 현재 KT에 몸담고 있으며 임현문 전 매스총괄 사장, 김태호 전 혁신기획실장, 표현명 전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 최두환 전 KT종합기술원장, 윤종록 성장전략부문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은 KT 출신 후보다.
후보자 공개 이후 KT 새 노조는 'KT 회장 후보 명단 공개, 황창규 후계자 선출 구도를 우려한다'는 입장문을 통해 "적폐경영 후계자 구도가 현실로 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후보자 중 다수가 황 회장 체제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임원인 데다 일부는 불법정치자금 사건, 경영고문 불법 위촉사건 등에 연루된 최측근도 버젓이 후보에 이름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금 KT에 필요한 회장은 황창규의 후계자가 아니라 정치적 줄 대기와 그 필연적 귀결인 불법경영 그리고 아현화재로 드러난 단기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국민기업으로서의 위상 실추와 발전 전략 부재에 직면한 KT를 개혁하고 정상화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공공기관이었고 민영화 이후에도 공공성이 짙은 사업 영역인 만큼 지역사회도 KT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대전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KT대덕제2연구센터와 계열사인 KTc-s 등이 있다.
경제계 소식에 능통한 한 지역사회 관계자는 "추락한 KT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외부로부터의 혁신이 필요한 상태라고 본다"며 "냉철하게 문제를 진단하고 개혁의 칼날을 빼 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회장 선출과 관련해 KT 측은 관련 절차에 대한 설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절차에 대해 아는 게 없으며 본사 문의 결과 알려 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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