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듣기만 해도 따스함이 느껴진다. 맨 첫 마디가 '오래 참는다'는 언어이다. 오래 참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묻고 싶다. 사람마다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차이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화를 참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참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평화를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자신의 육체적 노동을 참기도 한다.
'오래 참는다'는 말은 '시간을 견디어 낸다'는 말과 상통하는 의미로 생각하면 좀 더 자신에게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가족 안에서, 이웃과 공동체에서 무조건 참고 견디는 삶이 아니라, 함께 느끼고 함께 나누는 생활 속에서 행복과 불행, 어려운 일들을 함께 견디어내는 것이다.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따라 참아내는, 견디어 내는 정도가 다르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 견딜 수 있고, 오래 참을 때 진정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자아가 약하면 힘든 상황에서 잘 견딜 수 있을까? 일어난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말의 의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즉, 참아낼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상관계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해 자기심리학을 발전시킨 하인즈 코헛의 '자기대상(self object)'의 개념을 잠시 언급해 보겠다. 코헛은 생애 초기에 어머니의 공감적인 반응에 아기는 더없이 행복한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아기는 어머니와 자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조절한다고 느끼는데 바로 이렇게 매우 행복한 아기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욕망을 코헛은 자기애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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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엄마로부터 수많은 말과 정서를 서로 교류하면서 한 사람으로 존중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넌 아주 멋지고 훌륭한 사람이구나, 꼭 그렇게 될거야', '넌 소중한 아이야', '이 세상에 너만큼 사랑스러운 것은 없어.' 등 엄마와의 반응과 공감, 격려가 아기를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게 해준다. 이것을 코헛은 거울자기대상(mirroring self object)이라고 하였다.
즉 누구나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일과 사랑의 성과나 성취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타자(다른 사람)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을 때 드디어 완성됨을 스스로 느끼며, 자아의 존재감을 높이게 된다.
'오래 참는다'는 의미의 밑바탕에는 건강한 자기애를 먼저 형성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부모의 이미지 형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건을 형성하지 못하였을 때는 자기 스스로 좋은 대상을 만날 수도 있고, 스스로가 좋은 대상이 되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기애를 더 높이는 방법으로는 공감의 능력, 자신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타인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 유머감각, 지혜 등이 길러주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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