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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커 키츠 지음│신동화 옮김│판미동
회사에 남아 상사가 시키지 않은 일을 더 하면 나의 가치는 올라갈까? 일은 나의 재능과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나의 가치가 일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열정을 불태우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새로운 도전은 나를 성장시킨다는 말은 어떨까. 그런 말을 믿음으로써 벌어진 일은, 일을 더하는 것 뿐이지는 않았을까.
『오늘 일은 끝!』의 저자 폴커 키츠는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망상이 큰 사람일수록 많은 시간을 근무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을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곤경에 처한' 자신의 조직을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기 일생의 일부를 바친다. 물론 이런 헌신은 몇 년에 그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은 결혼생활을 파탄에 빠지지 않게 할 수도, 자신의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추억을 만들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저자는 누구든 일에 열정을 불태워도 좋지만,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 진실로 만족하고 생산적이고 건강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책을 통해 일을 둘러싼 각종 거짓말들을 살펴보고 현실의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다 보면, 일을 통한 자기실현의 믿음이 결코 옳은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 솔직함은 오히려 새로운 동기마저 부여한다. 직장생활에 대한 거짓된 환상을 지우는 진실을 펼쳐나가다 보면, 책을 덮을 무렵엔 일을 대하는 더 단단한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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