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에 당력을 모으고 있어 상대적으로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19일 한국당에 따르면 인적쇄신의 칼날을 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르면 빠르면 1월 10을 전후해 출범한다.
한국당은 이와 관련 그동안 국민 공모를 통해 6100여 건에 달하는 공관위원장 후보를 추천받은 있는 데 내년 1월 8일 전후 2~3배수로 압축한 뒤 10일께 공관위원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공관위가 본격 가동되는 다음달 중순이 되어서야 비로소 인적쇄신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당의 이같은 인적쇄신 시간표는 자칫 이를 서두를 경우 총선을 앞두고 내부 분란을 키울 수 있다는 당내 목소리 때문이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창당을 준비 중인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 다음달 5일 창당키로 하면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인적 쇄신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보수통합 논의도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모양새다.
한국당 스스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손을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한국당이 온 몸을 던져 막았다는 것을 지지층에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읽힌다.
새보수당과의 통합을 위한 물밑 조율은 거의 끝났고 패스트트랙 정국이 끝나면 통합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한국당의 최근 스탠스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 안팎에선 패스트트랙 정국 속 한국당이 과도하게 '우향우'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제1야당 대표가 '태극기 부대'의 극우 정체성으로 무장하고 오기와 증오의 정치에 사로잡힌 것은 우리 정치의 중대한 불행"이라고 날을 세웠다.
얼마 전 황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을 지지하는 보수 단체 등이 16일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시위를 벌여 국회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던 것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최근 국회 내 집회와 관련해 내년 총선과 관련해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