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정치부 기자 |
대전 7개 지역구를 곱씹어보면 기성세대뿐이다. 초선부터 20년 다 된 이들까지 전부 생각해보면 그렇다. 이번 총선은 바뀌면 어떨까 싶다. 기성 정치를 비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배지 단 이들 만나다 보면 상대진영만 생각한다. 아니면 본인 진영에 누가 나오는지가 관심사다. 나라의 일꾼이자 희망인 청년을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다. 정치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고 타박하면 할 말 없다. 그저 대전의 한 시민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일 뿐이다. 32년간 내가 대전에서 자라오며 받아온 혜택은 단 전세자금지원대출 프로그램 밖에 없다. 이마저도 받아주는 곳이 드물었다. 여러 부동산에서 쓴소리 들어가며 간신히 내 몸 누울 공간 마련했다. 아파트는 산처럼 쌓여간다. 내 집 하나 없는 게 서럽다. 월 100만원씩 10년 모아야 1억 넘는다. 대전 집값은 어떤가.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을 보면 기본 3억이 넘는다. 부모 도움 없인 무조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니 월급 받으면 고스란히 다 나간다.
요즘엔 '워라밸'이 대세란다. '워라밸'도 푼돈이라도 손에 쥐고 있어야 실현할 수 있다. 내노라 하는 고급 아파트 운 좋게 분양을 받는다고 해도 계약금 10%다. 그 돈은 어디서 구하나.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했다. 이런 고충 알만한 사람이 누가 있나. 기성 정치인에 있을까. 극히 소수라고 본다. 30대 중에 '배지' 단 사람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몸은 젊은데 생각은 '꼰대'같은 정치인은 극구 사양이다. 출발 선상이 남들과 다르다면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못 박고 싶다.
단칸방에서 쓴 소주 마셔가며 훗날을 도모한 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행인지 모르겠다만, 이번 총선은 30대 예비주자가 3명이 포진해있다. 30대 후반의 '무늬만 30대'가 아니다. 30대 중반이다. 경력도 화려하다. 전 청와대 행정관에서부터 겸임교수,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그들이다. 한 예비주자는 대학 시절 여의도 입성을 위해 발 벗고 뛰었다고 했다. 타지에서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청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시절을 겪어왔기에 누구보다 아픔을 아는 듯 보였다. 젊은 청년 타이틀을 내걸만 했다. 다른 후보 역시 밑바닥에서 기반을 다져왔기에 청년 타이틀이 맞아떨어진다. 바뀌었으면 한다. 내가 살고, 살아가야 하는 대전만큼은 청년이 잘사는 곳이었으면 한다. 인구유출이 심각하다. 150만도 안 되는 도시가 됐다. 계속 빠져나가면 끝도 없다. 20km대 속도로 살아가는 20대도, 30km인 30대도 속도제한 걸리면 멈출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의 생각을 뛰어넘는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도 32㎞의 속도로 잘 살아냈다. 계속 달리고 싶다. 젊은 정치인이 간절하다. 방원기 정치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