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 예술창작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박준우 씨가 연출을 맡고, 김주원씨가 각색을 맡았다. 환도와 리스는 부조리극으로 유명한 페르난도 아라발의 대표작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잔혹한 순수성으로 상황에 빠져드는 아라발의 극의 특성이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극 인물들의 성별을 바꿔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환도와 리스는 유토피아 딸르로 향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길에서 맹목적으로 사랑을 하고 어떤 이들은 맹목적으로 토론한다. 끊임없이 딸르를 향해 가는 그들은 결국 언제나 같은 자리로 돌아오게 되고,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그들이 매달리는 사랑과 진리를 쫓는 토론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그들이 매달리는 것들은 '딸르'와 마찬가지로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은 아닐까. 그리고 그럼에도 딸르로 가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존재에 대한 확신 없이 끊임없이 유토피아를 쫓는 우리의 모습을 찾고자 한다.
박준우 연출가는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쉐프킨 연극대학교를 졸업했고, 2017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체홉 150주년 페스티벌에서는 동양인 최초로 연출상과 최우수연기상,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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