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설의 주요 키워드도 '성장'이다.
일제강점기 말기의 상황을 핍진하게 묘사하며 등장인물의 의협심과 우정, 그리고 사랑을 그린 '나팔꽃',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머리라는 마을을 중심으로 여성에게 억압적이었던 시대를 담은 '한머리', 2000대로 배경을 옮겨온 '숨소리'까지 연작 형식을 차용해 서사가 있는 작품을 한 권에 담았다.
강병철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소년이거나 청소년이다. 소년 특유의 천진함으로 시대와 역사를 살아가는 탓인지 아프고 슬픈 시간이지만 고통만 전경화 되지 않는다.
작가의 말에서 강병철은 "그동안 써온 성장소설에 착함의 캐릭터가 바리게이트 되어 문장들을 가로막지 않았나"라고 이야기 한다. 이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그 후 산업화 시국 전후의 아리고 시린 사연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착한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위해 착하지 않은 시간대를 선택한 셈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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