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3년차 마지막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충청권 핵심 현안인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첨예해 지면서 향후 정국이 시계제로에 빠진 점은 향후 충청 현안이 결실을 맺기 위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2020년 정부예산에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 확보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예산 정국에서 확보됐지만, 불용처리된 설계비 10억 원이 국회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것이라면 이번에 딴 예산은 애초부터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편성돼 있었다. 이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확고부동한 계속사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운영위가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공청회를 열기로 한 만큼 내년부터 이전규모에 대한 정치권 공론화와 함께 조기 설계 착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종의사당 완공 시점을 2025년으로 거론한 바 있다. 통상 국회 분원 규모 관급공사가 3년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 하면 2022년 5월까지인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는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충청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 충남의 숙원인 혁신도시와 관련해선 입법적 성과가 눈에 띈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우선채용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특벌법이 지난 10월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대전 17곳, 세종 1곳, 충남 1곳, 충북 1곳 등 충청권 공공기관 20곳이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에 추가돼 2022년 이후 900명이 의무채용 혜택을 받게 된다.
지난달 28일에는 대전 충남을 직접 혁신도시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국회 산자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3월 이후께가 될 것으로 보이는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 대전시와 충남도가 포함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번 정기국회에선 혁신도시와 세종의사당 추진을 위한 입법과 예산확보 성과가 두드러졌지만,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4+1' 협의체가 마련한 예산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급격히 경색된 여야 관계 탓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11일부터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대치를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는 각 당이 본격적인 총선정국에 돌입하게 되는 데 과연 충청 현안과 직결된 입법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해선 국회 운영위에서 3년 넘게 계류 중인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시급하다.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균특법도 산자위 전체회의 법사위 본회의 등 아직도 3개의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만일 이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자동폐기 되는 데 21대 국회에선 법안 발의 등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부담이 따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충청권의 소득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현안이 완전히 해결된 것도 없어 조기 관철을 위한 지역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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