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부 조훈희 기자 |
SNS 상에 떠도는 문구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사람이 비정상이란 말엔 동의했었다. 불매운동을 하는 사람이 하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봤고, 통계 역시 뒷받침했다.
당시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일본 여행, 일본 맥주, 유니클로 기업, 일본 자동차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됐고, 일본 관련 상품 매출 급감이 꾸준히 이뤄졌다.
2009년부터 1위 자리에 올라 단 한 번도 밀려난 적이 없던 일본산 맥주는 10위 권 밖으로 밀려났고, 당시 추석에 일본 여행을 가는 여행객은 약 50%가 감소했다. 여행객 중 절반이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여행과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 다섯 달이 지났다. 일본 불매운동이 사그라들었단 분위기를 접했다. 최근 유니클로에서 진행한 히트텍 10만벌 무료 증정행사 당시엔 사람이 북적였고, 15주년 기념 감사제까지 열어 사람이 모이면서 훨훨 타오르던 불매운동은 ‘물매운동’으로 불렸다.
유니클로 임원인 오카자키 타케시는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의 말이 힘을 얻는 듯했다. 당시 그 발언은 국민적 공분을 샀고, 불매운동을 넘어서 기업 퇴출 목소리까지 등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뜨겁게 타올랐던 불매운동이 식는 데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사람=비정상'이 사회적 인식으로 꼽히는데, 일본의 만행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불매운동 사이에서도 일본의 만행은 끊이지 않았다. 유니클로는 위안부 모독 광고 논란까지도 나왔다. 이후 지난달 위안부 손해배상 첫 재판이 있었는데, 일본 측은 나타나지 않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울부짖었다.
또 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군함도를 비롯한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일부 시설에서 강제노역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명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그 약속은 지키지 않고 있다.
당시 일본 대표는 1940년대 한국인 등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정보 센터 설치 등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일본은 교묘한 말로 우리를 속였다.
이젠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사람= 비정상'이란 말엔 동의하지 않는다.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사람= 정상'으로 바꾸고 싶다. 아니, 바꿔야 한다. 일본의 만행을 알고 있다면 불매운동은 우리 입으로 주장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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