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리더'의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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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기의 행복찾기] '리더'의 임무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12-0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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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이미지 뱅크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닙니다. 나쁘지 않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누구나 한번쯤은 '리더'가 되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리더'는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또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끝까지 피할 수만도 없습니다. '리더'는 사전적 의미로는 '지도자' 또는 '통소라'라는 의미가 있지만, 사실 '리더'는 '대표'라는 의미에 더 합당한 것 같습니다. '리더'가 어떤 조직이나 일을 이끌어 가는 것보다는 그 조직의 대표 또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일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리더'가 되면 '대표'로서의 권한도 생기고 또 그에 부합하는 권위가 부여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권한이나 권위보다는 '리더'는 '대표'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니 사실 부담이 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행복찾기' 칼럼을 통해 "'리더'의 조건"(중도일보, 2019년 6월 14일)과 "'리더'의 역할"(중도일보, 2019년 6월 21일)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도 그렇고, 또 '리더'로써 해야 하는 역할도 그렇고, 한 마디로 '리더'가 되기 위해서도 그렇고, '리더'가 해야 하는 역할도 사실 쉬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나 어떤 일을 함께 함에 있어서 만약 '리더'가 없다고 한다면, 조직의 구성도 어렵고 또 조직이 작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떤 조직이건 '리더'가 있어야 하고, 그 '리더'를 중심으로 조직의 구성과 안정, 그리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리더'가 있더라도 그 '리더'가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다 하지 못하거나,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자신의 권한과 권위만을 주장하거나 강조하게 된다면, 그 조직은 '리더'에 의해서 조직으로서의 존재감까지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떤 조직이나 함께 일을 하는 집단에서 '리더'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리더'에 의해서 조직의 성격이나 성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리더'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조직의 성과 또한 달라질 수 있으니 정말 '리더'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리더'가 동일한 패턴으로 자신이 속한 조직을 구성하고, 그에 따라서 어떤 주어진 업무를 추진한다고 하면, 아마도 모든 조직은 차별성과 특성이 없이 주어진 매뉴얼에 따라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움직이지만 역동성이 없는 조직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모든 조직은 주어진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그에 따라서 업무의 성과를 극대화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업무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역량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응하고 그 해결능력을 키워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리더'가 제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하면 그 조직은 사실 상 죽은 조직이 되고 말 것입니다.

'리더'의 조건이나 '리더'의 역할은 사실 정해진 방식이나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더'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서 그리고 그 조직의 성향이나 업무의 종류나 성격 등에 따라서 리더십을 달리 발휘해야만 합니다. 만약 기존의 조직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업무의 분장이 너무나 타이트 하다면 조직을 유연하게 해야 하고, 지나치게 유연한 조직으로 업무의 통제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방만하다면 조직을 타이트하게 재조직해야만 합니다. 또한 권한의 위임이 되어 있지 않아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다면, 권한위임의 범위와 정도를 명확히 해야 하고, 권한위임으로 인하여 업무의 소통이나 협업이 가능하지 않다고 하면 권한위임의 범위와 한계를 축소 내지 조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리더'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속성과 인적 구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문제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조직의 구성과 속성 그리고 구성원의 역할과 임무, 능력 등을 파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또 다른 오류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습니다.



'리더'의 덕목이나 역할, 임무에 대한 연구는 사실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리고 '리더'의 종류에 대한 연구 또한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어떤 '리더'가 어떤 유형의 '리더'에 속하는지 그리고 어떤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에 대한 견해도 무척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다양한 '리더'에 대한 연구와 견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리더'는 결코 구성원들에게 '군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마도 공통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군림의 의미는 어떤 위계나 위압에 의해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군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로 권위적이지 말아야 하고, 권한을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은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친화적이어야 하고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주어야 함을 위미하기도 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리더'의 임무를 생각해 보면 '리더'가 무엇을 해야만 할 것인지가 분명해 지는 것 같습니다. '리더'는 우선 조직과 그 구성원들에게 자신으로 인해 희망과 비전을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희망과 비전을 갖는다는 것은 조직의 비전과 희망 또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조직과 그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들의 역할과 임무를 스스로 깨닫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의 비전과 희망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외부나 타인으로부터 강요된 비전과 희망은 추상적이고 현실적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희망과 비전이 없는 조직이나 구성원은 스스로 나태하고 조직으로부터 도태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스로 세운 비전과 희망은 바로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고, 이에 따라서 조직과 구성원은 스스로의 동기부여에 의해 자발적인 동력을 발휘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리더'는 조직과 구성원에게 스스로 '공개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공개적'이라는 것은 모든 업무나 임무 그리고 어떤 작은 위협에 대한 것도 감추지 말고 공개하고 공유해야 함을 뜻합니다. 올바른 성과나 긍정적인 것은 물론이고,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도전이나 위협도 함께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조직과 구성원의 창의적 사고를 유도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도덕적 사유와 조직과 구성원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리더'의 임무를 생각하다보면 참 고민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번 주말 추위가 몰려온다고 합니다. 내가 속한 조직과 구성원을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 가를 고민해 보겠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박광기교수-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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