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
칼럼의 분량은 원고지 10장 분량의 2000자 정도다. 이 2000자 분량의 칼럼을 쓰는 것이 익숙한 사람은 단행본도 집필할 수 있다. 원고지 10장 분량을 넘기면 수백 장의 분량도 작성할 수 있다. '쓰는 것은 스포츠'와 같다는 말처럼 우선 친숙한 주제에 대해 원고지 10장 쓰기를 스포츠처럼 반복해 보자.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처럼 원고지 10장 쓰기를 꾸준히 연습하면 어느덧 글쓰기 실력은 향상될 것이다.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이나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글쓰기는 소통뿐만 아니라 논리적 사고, 창조적 사고를 키운다.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고 교정하면 된다. 무엇보다 끝까지 쓰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된다. 본 칼럼에서 본인이 과학칼럼을 작성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글쓰기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어떤 주제로 칼럼을 작성할 것인가다. 과학기술은 우리 생활 그 자체라 할 정도로 일상화돼 있어 과학기술 칼럼의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칼럼의 주제는 독서, 신문, 여행, 대화 등에서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순간을 관찰하는가에 달려 있다. 특히 과학자는 알고 있는 과학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책무가 있기 때문에 항상 본인의 전공·관련 분야의 칼럼 주제발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틈틈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주제는 반드시 메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 주제가 정해지면 제목과 첫 문장이 중요하다.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제목을 보고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읽을거리가 넘치는 정보화 시대에 우선 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은 더욱 중요하다. 제목에 끌려 읽는 첫 문장은 칼럼을 끝까지 읽도록 할 정도로 매력적일 필요가 있다. 중요한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다. 글의 주제가 정해지고 글을 쓰려면 막막할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주제와 관련된 유명인의 말, 속담 등을 인용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일반인들에게 익숙하면서 흥미로운 내용과 의미가 함축돼 있으면 더욱 좋다. 따라서 글쓰기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이나 속담, 격언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칼럼의 경우,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적인 데이터와 수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이때 너무 지나치게 숫자가 많으면 오히려 흥미를 잃게 할 수도 있다. 과유불급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사용하면 된다.
과학자에게 글쓰기는 사회공헌 외에도 많은 이점이 있다. 과학자는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에 보답하는 책무로서 수십 년간 연구했던 주제나 주변에서 보고 느껴온 과학기술계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 칼럼뿐만 아니라 과학서적을 집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기술계 종사자라면 100세 시대를 위한 준비로 과학글쓰기를 시도할 수 있다. 글쓰기에는 정년이 없다. 과학자로서 글쓰기는 퇴직 후 경제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계속 교류하면서 사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과학정보를 소통할 마음이 있는지가 아닐까 싶다. 적는 자만이 살 수 있다는 적자생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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