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대전광역시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결국 세 형제의 공유 선물이 되고 말지만, 선물이 주는 기쁨은 참으로 컸었고, 부모에게 효도해야 다음 해에도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산타의 메시지를 머릿속에 되새기곤 했다. 이런 선물을 받았던 또래가 많지 않았음을 알기에 친구들과도 나눠 먹고 함께 책을 보았던 흐릿한 기억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구체적인 나눔에 대해 조금은 적극적이지 않나 싶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여러 단체에서 불우이웃돕기나 사랑의 성금 모으기 등에 앞장선다. 우리 협회도 매년 지속적으로 집 고쳐주기, 불우이웃 생필품 전달, 위탁가정 후원 등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지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정성껏 준비한 물품과 후원금을 전달한다. 봉사위원회를 주축으로 한정된 예산을 탓하지 않고 회의비를 모으고, 위원회별로 성금을 내고,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소중한 뜻을 공유하며 꾸준히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연중에도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와 함께 재가복지 노인들을 위한 시설 개선사업을 주도하여 설계와 시공까지 꼼꼼하게 책임지고 있고, 유성구청과는 벌써 수년째 '건축사와 함께하는 청소년 건축여행'을 개최해 대전지역 청소년들에게 대전의 건축을 소개하고 건축사의 역할도 알게 해 장래의 직업에 대해 꿈을 꾸게 한다. 내년에는 대덕구청과도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여 추진할 계획을 추가로 가지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인심은 각박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하여 '나' 위주의 삶을 추구하고 또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태가 되었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지속되는 따뜻한 나눔 소식을 듣고 있으면 아직은 우리 사회가 살만한 곳이라고 느껴진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권리' 모두를 공평하게 누려야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에 기울어져 있는 사회구도는 어느 한쪽만 강요하는 모양새여서 불만의 소리가 만만치 않다.
각종 사고와 재해로 강화되는 다양한 기준 속에 건축사의 '책임'은 커져만 가고 '권리'는 제자리 걸음인 현실에 협회의 의무가입제도 부활이나 설계비의 정상화 같은 꼭 필요한 제도가 이뤄진다면 전문직으로서 사회의 공공성을 선도하며 멋진 건축문화를 이뤄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며 뜬금없지만, 산타의 선물을 기대해 본다./김용각 대전광역시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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