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10일 종료되는 정기국회는 물론 뒤따르는 임시국회에서 조차 충청현안관 관련된 법안 및 예산심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여야 정쟁 탓에 충청인의 염원인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과 세종의사당 설치가 20대 국회에서 매듭짓지 못하고 총선 정국에서 정략적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4일 패스트트랙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 위해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과 이른바 '4+1' 협상 돌입을 선언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까지 시한을 두었던 민생법안 필리버스터 철회와 국회 정상화 요구에 한국당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 방침을 고수했다. 황 대표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의 명령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치열하게 좌파 정권의 장기 집권 음모에 맞서 싸우라는 것"이라며 핏대를 세웠다.
이처럼 얼어붙은 정국 탓에 여야가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비로소 논의가 가능한 충청 현안은 직격탄을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 전 산자위 법안심사 소위 통과로 7부 능선을 넘은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은 산자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통과해야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이 법안이 통과돼야만 대전시와 충남도는 혁신도시 지위를 얻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 지역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3개의 관문 가운데 첫 번째인 산자위 전체 회의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재 경색된 여야 관계를 고려할 때 균특법 개정안이 언제쯤 국회 문턱을 넘을는지는 가늠키 어렵다.
충청의 또 다른 핵심 현안인 세종의사당 설치 문제도 가시밭길이다. 국회분원 설치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 일명 세종의사당법은 얼마전 운영위 제도개선소위에 상정됐지만 계속심사 안건으로 보류됐다. 지난 2016년 20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민주당 대표인 이해찬 의원(세종)이 대표발의 한 이후 3년 째 낮잠을 자는 신세가 됐다.
민주당은 당내 특위 설치와 현역의원들의 현장 방문 등 연일 세종의사당 애드벌룬을 띄워왔고 한국당도 황교안 대표가 국회 전체 이전을 언급했지만, 정작 관련 법안 처리에는 모두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예결특위에 제출된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 확보도 장담키 어려워졌다. 한국당이 설계비 확보에 앞서 관련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날림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각 지역 정치권의 '쪽지예산'에 밀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도시 지정과 세종의사당은 20대 국회에서 관철되지 못하면 총선정국에 휘말리며 정략적으로 활용될 수 밖에 없다"며 "여야가 이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도록 충청정치권이 이슈파이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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