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미래를 위한 준비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박광기의 행복찾기] 미래를 위한 준비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11-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미래 또는 장래에 대해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과거의 삶을 돌아보고 그 삶에 대한 평가나 반성을 할 수 있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하고 현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말 그대로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물론 미래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준비한다면, 아마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하나의 목표 달성에 불과한 것이지 그것이 미래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는 궁금증 때문에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늘 알고 싶어 합니다. 지금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그 노력이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그 결과가 과연 의도한 것처럼 될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하고, 만약 그 결과가 예측한 것처럼 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꾸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 가능하지 않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노력에 대한 대가나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너무나도 많은 예측불가능성은 반드시 그것이 예상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우리는 더 미래를 궁금해 하고 또 불안해하는 것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은 그 결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른 예측할 수 없고 또 예측하지 않은 변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준비를 완벽히 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예측한 목표의 달성을 방해하거나 저해하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다른 결과가 나타나게 됨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런 경우를 경험하게 되면 우리는 흔히 운이 없었다거나, 그것은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체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인한 실패는, 물론 모든 경우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노력이나 준비가 철저하지 못하고 미흡했기 때문에 상황의 변화나 돌발적인 변수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미래가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통해 완벽히 실현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미래가 의도한 것처럼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미래'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미래가 아니라 어쩌면 '현재' 또는 '현실의 연장'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어제의 미래가 오늘이고, 또 오늘의 미래가 내일이지만 그 내일은 내일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이기 때문에 미래가 반드시 항상 미래로 머물지 만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은 물론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근접한 시간의 차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시간의 연속 속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적 공간을 넓게 본다고 하면 어쩌면 가능한 추론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과 그리고 지인들과 시간 약속을 하면서 농담으로 '그 때까지 살아 있다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아무리 농담이라고 하지만, 말 그대로 들으면 섬뜩한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에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또 주변의 지인들이 연이어 상을 당하면서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삶과 죽음이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 것인가를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삶을 그냥 그렇게 살 수만은 없습니다. 비록 모든 것을 예측하고 준비하고 노력해도 모든 것이 예상한 것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삶을 그냥 그렇게 흘러가도록 놓아 둘 수만은 없습니다. 최소한 무엇인가를 정하고 그것에 따라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와 노력을 할 때, 우리는 흔히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오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곰곰이 돌아보면 우리가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오늘'에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미래 또는 장래의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 포함되는 '오늘'은 어떤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중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우리는 준비하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구성하는 오늘 하루하루는 쉽게 잊어지고 도외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 보니 큰 틀의 목표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있지만, 하루하루가 그 목표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비슷한 오늘이 반복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는 그냥 계획만이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은 바로 오늘이 모여진 날들이 지나면서 쌓여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제와 같은 오늘이 반복되어 내일도 어제와 같은 오늘이 된다면 우리는 미래에 대한 준비와 노력을 했다고 할 수 없고, 미래에 원하는 목표는 결코 달성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선을 다하는 오늘'은 바로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노력이고 준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다시 막막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최선'이라는 의미를 늘 생각하면서도 무엇이 최선인지를 냉철하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최선이라는 것이 '할 수 있는 모든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을 모두 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해야 할 일을 모두 완벽하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모든 일과 해야만 하는 모는 일을 다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지 않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주말 무엇이 내게 '최선의 일'인가를 고민해 보겠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박광기교수-22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