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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의 탄생
마리오 리비오 지음│이지민 옮김│리얼부커스
표지에 적인 책 이름이 의문을 자아낸다. 붉은 선 두 개 옆에 적힌 '의 탄생'이라는 글자. '~의 탄생' 라고 읽을 수 있겠다. 얼핏 보면 대체 '무엇의 탄생'인지 알 수 없는 디자인을 택했지만, 그럼으로써 원제 'Why?: What Makes Us Curious'에 정확히 부합하는 호기심을 자아낸다. 표지부터 영리한 책이다.
우주를 비롯해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해독하는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스스로 호기심이 많다고 단언한다. 직업적인 이유를 넘어 시각예술에 관심을 갖고 방대한 양의 관련 서적을 수집하며, 과학고문으로 활동하는 오케스트라에서는 과학과 음악의 상관관계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한 생각의 교집합이 저자에게 호기심에 관한 호기심을 갖게 했을 것이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은 무엇일까? 호기심과 탐구의 기저에는 무엇이 놓여 있을까? 저자는 호기심의 종류와 호기심이 발현하는 과정, 호기심이 왕성했던 대표적인 인물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리처드 파인만의 사례부터 호기심을 가진 인류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까지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심리학자, 신경학자를 비롯한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유난히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책장을 넘기는 손끝을 따라 호기심의 정체가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지식의 독단적인 허세'를 대체한 호기심은 언제나 인류를 발전하게 하는 무기였다. 검색만 하면 쉽게 지식을 얻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 호기심을 새롭게 전염시켜야 하는 이유 역시 생각해보게 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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