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기현 靑 하명수사 의혹' 맹공

당시 수사 책임자, 황운하 겨냥해
한국당 "행안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靑 "하명수사 언론보도는 사실무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7일 오후 지방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지검 공공수사2부는 황 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낙선시키려고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하명수사'를 벌였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는 한편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수사 책임자였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에 대한 고발도 요구했다.

한 언론은 이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던 첩보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수집돼 경찰로 이첩됐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하명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수사 보고를 수시로 받았는지 여부와 법적 근거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김영우 의원도 "어떻게 김 전 시장이 공천을 받은 다음날 전격 압수수색을 할 수 있냐"며 "군부독재 시절보다 더한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고, 이진복 의원은 "황운하 청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 전 시장 수사 관련) 상부의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었는데, 허위사실을 증언했던 것"이라며 "행안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 역시 "민갑룡 경찰청장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황운하 청장의 의원면직이나 명예퇴직 신청을 수리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 청장은 "그 부분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수사로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그에 따라 필요한 여러 판단과 결정을 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하명수사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김기현 前 울산시장 관련 비위 혐의에 대해 청와대의 하명수사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 무근이다. 당시 청와대는 개별 사안에 대해 하명수사를 지시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비위 혐의에 대한 첩보가 접수되면, 정상적 절차에 따라 이를 관련 기관에 이관한다"며 "당연한 절차를 두고 마치 하명수사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청와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안을 처리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