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여권과 이를 탈환하려는 보수 야권은 총선정국 주도와 2022년 대선 승리를 위한 장기적 포석으로 잠룡 컨벤션 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데 정작 이 가운데 충청 출신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후 충청대망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운데 내년 총선을 변곡점으로 지역 출신 대권주자 발굴이 절실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미 이낙연 총리와 문재인 정부 내각장관 출신인 김부겸(대구수성갑), 김영춘(부산진갑) 의원 등 잠룡들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당 안팎에서 백가쟁명식 논의가 한창이다.
이 총리의 경우 당 복귀를 전제로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 지원 유세에 나서거나 세종시나 서울 종로 등 상징성 있는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다.
김부겸 의원과 김영춘 의원은 각각 지역구가 있는 대구와 부산을 넘어 여당의 대표적 험지인 TK 지역과 한국당과 접전지로 꼽히는 PK에서 민주당 바람을 일으켜 달라는 주문이 나온다.
총선에 직접 관여하기 어려운 광역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SNS에서의 '원팀 메시지' 발신과 여권이 지향하는 정책추진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야권 역시 총선정국에서 차기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대권주자 선호도 선두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이다. 총선정국 향방을 가늠할 중대 변수인 패스트트랙 원천무효과 저지를 주장하면서 대여투쟁 투사의 이미지와 당 내부 결속을 노린 전략으로 읽힌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유승민 의원(대구동구을)은 보수대통합 깃발을 일찌감치 들어 올리며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쓸고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얼마 전 단식 중인 황 전 대표를 찾아가 "공수처법 내주고 선거법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등 활발한 장외활동으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경우 정계 재등판 시기를 놓고 각각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총선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권 잠룡들의 역할론이 도드라지고 있는 가운데 충청출신 대권주자 부재의 공백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파문으로 낙마한 이후 충청대망론 바통을 이어받을 유력주자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어서다.
보수진영에선 성완종 리스트 무죄판결로 정치적으로 해금(解禁)된 이완구 전 총리가 차기 총선에서 와신상담을 벼르고 있지만, 링에 등판하기 까진 당내 대권 경쟁자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여권에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한 때 충청대망론 주자 하마평이 나오기도 했지만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 스스로 대선링에서 내려왔다.
충청권 한 중진의원은 중도일보와 만나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지역 정치권을 규합하고 충청을 대표할 구심점이 필요한데 충청권에는 현재 마땅한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이같은 역할을 해 줄 유력 정치인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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