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면석 세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군수 박정현)과 (재)백제고도문화재단(원장 박종배)은 28일 오전 10시 발굴 현장을 공개하고 설명회를 연다. 발굴현장은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430번지 일원이다.
부여 나성은 201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내에 있는 성으로, 백제가 사비로 천도(538년)한 전후에 백제 사비도성을 보호하고 내·외곽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나성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1991년 동나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동나성과 북나성 성벽의 축조 기법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었다.
북나성 일대에 대한 조사는 그동안 총 9차까지 진행됐다. 지난 8월부터 시행한 조사 구역은 청산과 부소산성을 연결하는 성벽선이 지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해발고도 28m의 야산 북사면에 해당하는 곳으로, 북쪽으로는 자연 하천(가증천)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고 있는 지역이다. 이 구간은 기존 조사에서 성벽의 흔적들이 부분적으로는 확인됐는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그 실체를 확실히 확인했다.
청산성과 부소산성을 연결하는 성벽은 조사 대상지의 서쪽으로 구릉지(산지와 평지의 중간 형태)와 평탄한 논 경작지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확인됐다. 성벽은 자연암반을 L자형으로 깎은 후 전면부에 사각형으로 다듬은 석재를 켜켜이 쌓고, 뒤에는 석재를 채워서 쌓은 형태였다. 확인된 성벽의 면석은 최대 10단, 높이 2.3m 정도이며, 전면부는 모래와 점토를 번갈아가며 쌓은 뒤, 최상부에는 석재와 점토로 덮었으며, 바닥에는 성벽을 견고하게 한 시설(기저부, 基底部)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혁신 과제의 하나인 부여 나성 조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그 원상을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겠다”면서 “동아시아 도성사에서도 의미가 큰 백제 사비시기 도성제 구축 양상을 규명해 백제 왕도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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