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bara Hepworth_Curved Form (Bryher II)_1961 |
Tony Smith, The Keys to Given!_1965(1) |
▲다비데 발룰라
포르투갈 출생으로 뉴욕과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비데 발룰라' 작가는 전통적 방식의 '보기'에 대한 편협된 관람객들의 생각을 과감하게 깨부순다.
대전시립미술관 '어떻게 볼 것인가:WAYS OF SEEING' 특별전 제1전시실의 슬릿 스캔 '경계(Liminal)' 작품을 넘어서면 '핫핑크 장갑' 군단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절제된 퍼포먼스를 이어간다. 이 대목에서 고개가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핫핑크 장갑을 낀 이들은 허공에서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만지고 있다. 한 사람의 손에 집중해서 손 동작을 따라가면 형태가 보인다. 그리고 이내 "아, 저건 조각품이구나"라는 답을 맞출 수 있다.
다비데 발룰라 작가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사물을 두고 유형의 몸짓으로 관객과 대화하기를 원한다. 무형의 사물들은 헨리 무어, 루이스 부르주아,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같은 대가들의 전통 조각이지만, 핑크 장갑을 낀 퍼포머의 손이 스쳐가는 공간에서만 존재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 간극에서 진정한 '보다'라는 예술의 현장성을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조각에서도 어떻게 볼륨을 통해 인지하고 표현을 하고, 공간이나 양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말한다.
이어 "이 작품으로 재창조하고 싶었던 양상은 바로 조각의 또 다른 인식이다. 조각의 감각을 다른 양상으로 바라보고, 실질적인 경험을 어떤 감각으로 표현해 내느냐다. 마임을 통해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단해 보이는 마임이지만 그 속에는 기억에 대한 것 또는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다층적인 개념이 섞여 있는 복합적인 예술의 형태를 띄고 있다.
다비데 발룰라 작가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면서 그 지역의 마임 예술가들과 호흡하는 것이 추구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도 대전 지역의 마임 전문가들과 호흡을 맞췄다. 다만 다비데 발룰라 작가의 '마임조각'은 평일이 아닌 주말에만 만날 수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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