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용 대전을지대병원장 |
지난 1년 동안 노사문제 해결, 간호인력 문제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는 김하용 원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역과 지역주민이 없는 을지대병원을 상상할 수 없듯이 을지대병원이 없는 지역을 떠올릴 수 없도록 지역과의 상생을 잊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기 시작 직전과 임기 중 노사문제를 두 번이나 슬기롭게 극복해낸 그는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문화를 만들고, 상생발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하용 원장을 만나 소감과 함께 병원 운영방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 1주년 소감은.
▲짧게도, 유독 길게도 느껴진 1년이었다. 지난 1997년 을지의과대학교 개교와 동시에 을지와 연을 맺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11월 12일자로 학교법인 을지학원 '을지대학교병원'에서 학교법인 을지학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으로 명칭 변경)이 중구 목동에서 자라 새로운 둔산시대를 열고, 중부권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해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1년간 우리 을지가족을 대표하는 기관장의 역할을 맡아 행복했고, 보람도 느꼈다. 물론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짓눌릴 때도 있었지만 모든 을지가족 덕분에 무사히 1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1년 동안의 성과를 되짚어본다면.
▲지난해 말 임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보건복지부 주관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았다. 정신없이 시작해 올해 2월에 제3주기 인증을 획득했다. 3회 연속으로 인증 의료기관의 명성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유방암, 위암,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각종 항생제 사용 등의 적정성 평가 결과 1등급을 획득하며 의료서비스의 우수성을 입증해 왔다.
을지대병원은 최신 의료기술이나 장비 도입에 있어 늘 과감한 선택을 해온 병원이다. 이번에는 일명 '숨 쉬며 찍는 MRI'인 마드네톰 비다를 지역 최초로 도입했다. MRI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장비 교체가 아닌, 추가로 도입한 것이다.
-권역외상센터는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증외상센터 운영과 관련 수익창출이 어려워 의료기관과 병원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부족하고 정부가 인건비,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로 정부 지원에 대한 불용률이 높고 실효성이 낮아서 중증외상센터의 운영에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을지대병원도 현재 흉부외과 전담 전문의 1명을 충원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유일하게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해야 할 몫은 확실히 해내자는 생각이다. 다행스러운 건 '외상 환자는 을지대병원에서 전문으로 치료한다'라는 인식이 자리했다. 덕분에 소방서 측에서도 외상 환자들을 본원으로 우선 이송해주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응급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도 했다.
-노사문제를 두 번이나 슬기롭게 극복해냈는데.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기 보다는 양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가진 무기는 '솔직함' 하나밖에 없었다. 정말 솔직함을 무기로 삼았던 것 같다. 진심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법이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병원장직을 걸고서라도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러이러한 어려움이 있으니,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 덕분에 2년 연속 두 번의 파업이 진행된 병원이었지만 2년 연속으로 파업을 막을 수 있었다. 병원의 안정은 물론이고 질병의 질곡으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의 불편을 덜고 지역사회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할 수 있었다. 노측과 사측은 다 같은 을지가족이다. 을지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을지대병원을 의료기관으로, 또 삶의 터전으로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지방병원의 간호인력난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방의 경우, 또 중소병원일 경우 이전보다 인력난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초에도 역점사업으로 간호인력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래서 올해 노사 임금 단체협상에서 간호사에 대해 일반 직원보다 상회하는 임금 인상률을 적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임금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간호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례로 병원 출신 간호학 박사 소지자 48명이 간호대학 교수로 활약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공부하고자 하는 간호사들에 대해 장학금 지급, 근무일정 조정 등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질적인 학습 동기를 부여한 결과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교직원들과 함께한 일들이 참 많았다. 계룡산을 찾아 환경정화활동도 하고, 목표지점에 함께 오르며 땀도 흘렸다. 여름부터 초가을 무렵까지는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의료원 사진 공모전을 펼치기도 했다. 내가 낸 아이디어지만 우리 병원뿐 아니라 의료원 차원에서 이뤄졌다. 평상시 눈여겨보지 못했던 소중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자는 의미로 진행됐는데,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을 10월 14일부터 한 달 넘게 1층 로비에 전시하고 있는데 환자분들도 좋아해 주신다. 또 부서 단위로 열린 체육대회 현장에 직접 찾아가 격려하기도 했고, 특정 종목에서는 선수로 참여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의 기회들로 교직원들과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뜻깊고 즐거웠다.
-향후 병원 운영방향이나 목표는.
▲을지재단 산하 을지대학교의료원과 을지대학교가 최근 추구하고 있는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내 가족에게 자신 있게 치료를 권하는 병원', '내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은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다. 을지대병원의 운영방향과 목표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한다.
교직원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지역민 모두가 내 가족에게 치료를 권하고 싶은 행복한 병원이 되도록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나은 직장 환경을 조성하고 믿음과 신뢰를 주는 병원을 만들 것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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