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볼 것인가:WAYS OF SEEING] 슬릿스캔이 보여주는 나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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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볼 것인가:WAYS OF SEEING] 슬릿스캔이 보여주는 나의 초상

루이-필립 롱도 '경계-Liminal' 1전시실 첫 작품
시간의 공간화인 사진 기법과 거울 왜곡성 담겨
관객들 낯선 자신의 초상에서 유머코드 발견도

  • 승인 2019-11-25 08:35
  • 신문게재 2019-11-25 6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루이필립롱도_리미널_ 2018(1)
루이필립롱도 리미널 인터렉티브 설치 2018
루이필립롱도_리미널_ 2018(6)
루이필립롱도 리미널 인터렉티브 설치 2018
대전시립미술관 '어떻게 볼 것인가:WAYS OF SEEING' 특별전시가 꾸준히 관람객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몰입형 전시를 더욱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8개국 10명의 참여 작가들의 기획 의도와 예술세계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루이-필립 롱도

대전시립미술관 제1전시실에 들어서면 루이-필립 롱도(캐나다) 작가의 '경계-Liminal'가 가장 먼저 관객들과 만난다.

관객들은 작가가 설치한 반원 형태의 링을 통과하며 전시관으로 입장한다. 구조물에 장착된 카메라는 관람자의 움직임을 포착해 실시간으로 화면에 송출한다. 이때 대형 스크린에는 수평 형태로 납작하게 눌린 내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얼핏 보면 우스꽝스럽다. 일반적인 사진이라기엔 낯선 결과물이 스윽하고 지나가면 이게 뭐지?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하지만 관객들은 정형적이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보며 웃게 된다. 유머 코드는 물론이고 예술과 과학이 결합 된 생생한 체험을 통해 전시관 입장부터 '즐겁다'는 관객 참여형 전시에 몰입된다.

이 작품은 루이 필립 롱도 작가가 선보이는 새로운 촬영 기법인 '슬릿 스캔(slit scan)'이 적용됐다.

작가는 전시회 일정에 앞서 개최된 콜로키움에서 "공간의 시간화는 우리가 바라던 바인데 19세기 시간을 공간에 옮기고 싶어하는 욕망이 사진으로 발전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저는 사진과 함께 거울에도 매료됐다. 거울은 우리의 모습을 반영해 준다. 거울은 객관적이지 않다. 왜곡된 모습을 보여주거나 과장된다. 거울 자체뿐 아니라 거울을 보는 행위가 흥미롭다"고 말한다.

슬릿 스캔은 시간을 공간에 옮기고자 하는 작가의 사진적 기술적 효과와 우리의 모습을 왜곡되거나 객관적이지 않게 담아내는 거울의 효과가 결합 된 결과물인 셈이다.

루이 필립 롱도 작가는 "'경계'를 사람들이 마주했을 때 낯설지만 왜곡된 자신의 모습을 보는데 두려움이 없었다. 장난스럽지만 유머가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루이 필립 롱도 작가의 작품은 수평적 초상이다. 사람들이 웃고 즐기는 것, 유머가 있고,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작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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