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
우버는 지난 10년간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2억 7000만 달러(약 12조 8500억 원)를 기록했으며 미국 내에서의 시장점유율은 69%, 전 세계 승차 공유서비스에서는 5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0년간 우버는 단 한 번도 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고 10년간의 누적 적자는 10조 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약 1조 2000억 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우버가 외부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액은 과연 얼마나 될까? 대표적인 투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2017년에 투자한 100억 달러이다. 현재 소프트 뱅크의 비전펀드가 22%, 벤치마크 캐피털이 11%, 사우디아라비아 펀드가 5.3%,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이 5.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왜 이들은 적자투성이인 우버에 수조 원씩의 투자를 하게 된 것일까?
우리는 여기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의 가치와 더불어 모험자본의 투자를 통해서 혁신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투자자의 역할이 미치는 혁신창업생태계의 주요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즉, 스타트업의 가치는 당장의 매출과 수익이 아니라 향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더 매력적이며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딥테크 기반의 스타트업은 남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고, 생각하는 사업모델이 시장에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검증 또한 필연적이다.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고 팀원들의 이탈에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기술창업의 길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고행의 연속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혁신센터에서도 다양한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도 기술 기반의 창업에서부터 아이디어기반의 생활 혁신형 창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창업가들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센터를 대표하는 DVS(Dream Venture Star)의 경우에는 지난 5년간 44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하였으며 이들을 통해 1,000억 원의 투자유치를 이루어 내었고 이들의 현 기업 가치는 무려 4,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럽고 항상 보람을 느끼게 하는 기업들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일부 정책입안자 중에는 스타트업의 성장가능성보다는 당장의 매출에 집요한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스타트업 육성은 당장의 장사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기업인을 양성하는 인내의 과정이다. 우버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우버에 투자한 기투자자들이 결코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가는 우버라는 스타트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우버가 수익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플랫폼사업 초기의 특성으로서 향후 시장 확대와 경쟁사와의 관계 정립 등이 해결되는 시점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며, 이들이 새로이 시도하는 다양한 사업들, 즉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 잇츠, 단거리 이동에 적합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장거리 화물운송을 중개하는 우버 프레이트 그리고 자율주행자동차 서비스와 헬기 셔틀서비스 등은 우버의 미래성장성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갖게 하는 사업영역들이다.
스타트업은 꿈과 열정을 바탕으로 세상의 틀을 바꾸는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집단들이다. 이들이 이루려는 꿈의 여정이 당장의 매출로 평가받기보다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들의 성장을 묵묵히 지원해주는 인내와 기다림은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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