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얀 국화꽃 앞에
잠들어 있는데
빨간 장미를 들고 축제장에
서 있습니다
기막힌 운명입니다
왜 그랬습니까!
원망의 끈이라도 있어야
붙잡고 살아 갈 수 있는데
무엇이 그렇게 급해
빨리 가셨습니까
바람결로 지나다
풍경을 만나거든
차마 하지 못했던 말
전해 주시오
푸른 달빛 젖는 밤
혹여 지나거든
내 창가에 머물러 미안했다는
기척이라도 해주시오
개망초 흐드러진 들길을 지나
한 줌 바람으로 떠난 사람아
이제
태산 같던 삼 십 년 한을
용서라는 이름으로 내려놓습니다
부디 천국에 임하소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