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관련 특별법과 세종의사당법인 국회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국회 '골든 타임'을 놓치면 관련 법안은 20대국회 임기 내 처리되지 못하고 총선정국에 휘말리면서 '자동 폐기→장기표류' 수순을 밟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지역 역량결집이 시급하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서구을)·김종민(논산·계룡·금산)·홍문표(홍성·예산) 의원이 혁신도시 지정과 절차를 법으로 명시하고,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모든 광역 시·도에 혁신도시를 각 1곳씩 지정하도록 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각 대표 발의했다. 현재 혁신도시로 지정된 전국 10개 광역 시·도는 115개의 공공기관이 이전돼 경제·재정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전·충남은 인근에 세종이 조성됐다는 이유로 혁신도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에도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뚜렷한 절차가 법으로 명시가 안 된 탓에 지역 역차별 논란이 지속됐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며,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병합돼 처리될 계획이다. 다만, 올해 통과가 안 되면 또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된 법안은 통과됐지만, 핵심 법안인 혁신도시 지정은 공중에 뜬 상태로, 통과되지 않으면 알맹이 없는 법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된 국회법 개정안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당 대표가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지난 2016년 6월 발의했으나 아직 '묵묵부답'이다. 지난 8월 당내 국회 세종의사당추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했음에도 올해 통과 가능성이 저조하다.
일각에선 충청 지역 현안이 국회에 계류하면서 올해 정기국회 안에 통과하지 못할 때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부터는 총선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해를 넘겨 자신들의 당락은 물론 각 당의 이해관계가 얽힌 총선정국으로 본격 접어들 경우 정략적 활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문제에 대해선 충청권 의원들의 강공 드라이브에도 정부는 '내년 3월 이후 논의'로 속도 조절 중이다. 총선이 가까워 오면 지방으로 이전할 공공기관 숫자가 한정된 상황에서 자신의 지역구 몫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 타 지역 정치권의 집중견제를 받을 수 있다.
세종의사당 설치를 놓고서도 '상임위 11개+예결위' 이전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전체 이전으로 맞서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방정식에 휘말려 20대 국회 안에 충청 현안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21대 국회로 넘어가면 또 다시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올 정기국회에서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이견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충청 숙원사업에 대한 조속한 통과가 이뤄져야 총선 때 공약이 난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21대 국회로 접어들면 자동 폐기되는 만큼, 올해 통과를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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