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체육회장 후보로 거론되온 인물이 10여 명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유력 후보들은 군불만 지피다 출마를 포기했다.
지역 체육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대전체육시장'으로도 불리는 민간체육회장 선거에는 양길모 대전체육단체협의회 의장(전 대전복싱연맹회장), 이승찬 계룡건설 사장(전 대전체육회 이사), 손영화 행촌학원(대전 동산중·고) 이사장(전 대전체육회 이사)이 출마를 기정사실로 했다.
이들은 입후보자 사퇴 기한일인 지난 16일까지 대전체육회에 사퇴서를 접수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따라 체육회 임직원과 가맹단체장이 선거에 출마려면 선거일 전 6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길모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 의장(전 대전복싱연맹 회장) |
입후보자 사퇴를 가장 먼저 접수한 체육계 양길모 의장은 지난 12일 회장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양 의장은 수개월 전부터 조직을 꾸려 이번 선거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여 년간 대전 체육에 몸 담아 오면서 체육계 인사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양 의장은 "오랜 기간 체육을 위해 봉사해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전 체육을 발전시키고, 선진체육으로 한 걸음 도약시키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동기를 밝혔다.
양 의장은 그동안 대전농구협회 부회장, 대전유도협회 부회장, 대전복싱연맹 회장 등 대전 체육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이승찬 계룡건설 사장(대전체육회 이사) |
현재까지 체육회장 선거 출마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이 사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사장은 경영 일선에 참가하기 전까지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 회원으로 동호인들과 활동하는 등 체육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 향토기업인 계룡건설에 대한 역할론이 커지면서 체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퇴 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손영화 행촌학원(대전 동산중·고) 이사장(전 대전체육회 이사) |
지난 25년간 대전 학교 체육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 7월 대한체육회로부터 학교체육발전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 탁구 선수 생활을 한 손 이사장은 대전시탁구협회장과 한국중고탁구연맹 회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체육과 함께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에는 대전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에 선출도 활동하고 있다.
출마가 유력했던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 윤여경 대전태권도연맹회장은 체육인 화합을 위해 불필요한 경쟁에 따른 분열과 혼란을 예방하고자 선거에 나오지 않기로 했다. 이창섭 전 충남대 교수도 장고 끝에 출마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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