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ACTION,가변설치,2019,윤유진 |
지난 수 개월 동안 소제동은 재개발 공사가 진행됐다. 이미 시작된 변화와 개발을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소제동에 머물던 작가들의 관심과 시선은 가시적인 공간의 변화를 넘어 생태와 기운에까지 다다랐다.
이번 전시는 소제동 재생공간 293에서 15일부터 21일까지 두 개의 전시로 구성된다. 김영봉 작가의 '접선(接線)', 윤유진 작가의 'INTERACTION'이다.
대전에서 아파트에서만 살아왔다는 윤유진 작가는 소제동을 처음 대면했을 때 "과거와 현재가 함께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느꼈다. 수많은 기억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고 동네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작가에게는 무섭고 불안한 세계로 다가옸다. 이런 생각과 심리는 작가의 입체, 영상 작업인 'INTERACTION'을 통해 보여준다.
윤유진 작가는 "우리의 정체성은 시간 경과에 따라 변하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하며 "변하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이루는 기억들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이어 "기억은 과거에서 현재로 유연히 넘어온다.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그 모습을 소제동에서 느낄 수 있다. 소제동이 갖고 있는 수많은 기억들에 대해 생각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_유리,불상,양초,폐자재_가변크기_2019_김영봉 |
감탄&첨탑_가변크기_소제동 단감씨앗, 폐자재_2019_김영봉 |
더불어 소제동의 음습한 기운을 누르고 '불'로서 삭막한 공간에 온기를 불어 넣고자 전시장 내외부를 구들로 연결해 난방을 하고 따스함을 나눈다. 사용되는 나무는 모두 소제동에서 얻은 것으로 재생공간 293의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관람자와 지역 주민들로 장작 패기와 불붙이기에 참여할 수 있다.
김영봉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이번 접선은 비움의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살아있는 것과 수명이 다한 것들을 보살피기 위해 시작ㄱ된 만남은 어느덧 종착지에 다다른다"며 "자발적 소박함을 유지해 이웃과 주변 사물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나열하고자 한다. 연약한 것들을 돌보기 위한 태도는 개인적인 경험과 맞물릴 수 있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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