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부 조훈희 기자 |
대전 서구 한 매장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인한 매출 증대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관계자는 "행사로 인해 관광객이나 매출 증대 효과는 사실상 없다"며 "행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세일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광군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직구(직접 구매)는 우리 생활에 자리 잡았다. 파격적인 가격으로 국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국경 없는 온라인 거래 시장이 열린 셈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일명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올해 4회째를 맞았다. 국내외 650여개 유통, 제조, 서비스업체가 함께하는 국내 최대 쇼핑축제로 지난 1일 개막했다. 오는 22일까지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기간도 기존 10일에서 3주로 늘렸다.
반환점을 돌았으면 어떤 효과가 작용할 법한데,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 광군제의 경우엔 올해도 또 한 번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1일 열린 광군제는 1분 36초만에 거래액이 한화 1조6566억 원을 돌파했다. 하루엔 44조 6200억 원이다. 부럽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광군제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현격한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 가지로 보인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시민이 모를 정도로 홍보가 부족했다는 것과 블랙 프라이데이라 하기에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어느 매장에서 어떻게 할인행사가 이뤄지고, 경품 이벤트가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공식 홈페이지에도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5곳의 프로모션만 안내하고 있는 게 전부다.
참여도 역시 미지근하다. 미국의 연례적 가을 세일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본떠 행사를 시행한다는 취지 자체가 무색하다. 오히려 유통업계의 대목이라고 불리는 11월에 온라인 업계 등의 자연스러운 쇼핑축제나, 백화점의 올해 마지막 정기세일이 진정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코세페 예산은 감소세에 들어섰다. 2016년 40억원, 2017년 51억원, 지난해 34억원에서 올해는 2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4년간 150억원이 넘는 금액을 썼다. 단순 형식적인 행사로 전락해버린 모습은 안타깝다.
반짝 행사보다 경제 체질을 살리고 소비심리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먼저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대내외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키우고 할인 행사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이 필요할 때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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