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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
물론 난 잘 안다.
순전히 운이 좋아
그 많은 친구들과 달리 살아남았다는 걸.
하지만 지난밤 꿈속에서 친구들이
내 얘기를 하는 걸 들었다.
"보다 강한 녀석들이 살아남는 거야"
난 내가 싫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지독했다. 살아남은 건 승리가 아니라 비굴함이었다. 견디는 건 정의가 아니라 체념이고 자학이었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상처뿐인 영광은 없었다. 상처는 상처로만 남는다. 오욕과 치욕과 자기 연민. 그리고 죽음. 슈테판 츠바이크와 안네 프랑크, 전봉준, 노무현, 이석기.... 손에 피 묻힌 자, 전두환은 오늘도 건재하다. 난 그를 보며 귤을 까먹는다. 난 내가 싫었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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