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총리, 보수 야권에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완구 전 총리가 충청권 요충지 출마 하마평이 나온다.
대권 주자의 충청권 출마는 내년 총선정국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금강벨트로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당락 여부에 따라 충청권 전력 강화를 위한 모멘텀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춘추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함께 가진 3실장'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놓아드려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여권에선 이 총리가 총선에서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으나,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에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노 실장 발언으로 여당 내에서 '이낙연 복귀론'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정치권은 이 총리의 '총선 링'이 어느 곳이 될 것인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나 고향과 예전 지역구가 있었던 호남이 우선 거론된다. 하지만, 진보, 보수진영 통틀어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이 보다 더욱 상징성 있는 곳에서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차기 대선에서 확장성까지 고려한다면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권에서 검증받기를 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상징인 세종시가 이 총리의 출마지로 주목받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6개월간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면서 틈틈이 세종시 호프집을 찾는 등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을 넓혀 왔다.
범야권 주자 가운데 차기대선 선호도 선두를 달리는 황 대표의 세종 출마 하마평은 최근 당내에서 봇물 처럼 분출되고 있는 쇄신론과 맞닿아 있다. 당의 인적 쇄신을 위해선 지도부나 중진들이 이른바 '꽃가마'를 타지 말고 험지에서 나와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민주당의 도시' 세종시는 한국당의 최대 험지 가운데 한 곳이나 다름없다. 황 대표가 이곳에서 나와 승리한다면 1석 이상의 정치적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이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제고도 챙길 수 있다. 황 대표는 최근 세종시를 찾아 "국회 전체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깜짝 카드를 제시하는 등 세종시와의 접점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이완구 전 총리의 금강벨트 출격도 관심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다가 대법원 무죄판결로 정치적으로 해금(解禁)돼 내년 총선을 위해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이 전 총리는 천안갑과 세종시 충남 홍성예산 대전서을 등에서 출마권유를 받고 있다고 스스로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얼마 전에는 천안을 찾아 총선 출마를 묻는 기자들에게 "별도의 자리를 만들겠다"며 출마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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