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조하문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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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조하문의 '해야'

  • 승인 2019-11-04 10:19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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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제공
아침에 일어나면 창 밖 풍경부터 본다. 하늘은 맑은 지, 보문산은 안녕한 지.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새 동쪽 산 위로 붉은 해가 슬며시 떠오른다. 순식간에 해는 불덩어리가 되어 빨갛게 이글이글 타오른다. 찬란한 햇빛은 내가 사는 공간에 따스한 온기를 부여한다. 베란다 건조대에 넌 빨래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노란 옷은 나비처럼 팔랑이고 검은 옷은 지옥으로 갈 채비로 분주하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먼지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변신한다. 내 차가운 손이 온기로 비로소 피가 돈다. 혈관의 맥박이 고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리 고운 햇살이 있을까.

폭발적인 가창력에 단박에 매료됐다.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듯한 조하문은 그렇게 우리 앞에서 열창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듯 다가오다가 몸에 두른 갑옷을 벗어 던지듯 '해야 해야'를 외치는데 정신이 아득해져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시뻘건 거대한 불덩어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 느낌. 그래서 불덩어리와 내가 하나가 되어 연소된다. '말간 해야 네가 웃음지면 홀로라도 나는 좋아라… 해야 떠라 해야 떠라~.' 해야 해야 위선과 가식은 모두모두 태워버려라. 해야 해야 저급하고 추한 세상 녹여버려라.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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