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든북 제공 |
아버지의 뒷모습
조성순 지음│이든북
2005년 문학사랑 수필부문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한 조성순 수필가가 『아버지의 뒷모습』을 펴냈다. 시작(詩作)도 함께 하는 작가답게 시어를 닮은 문장들이 눈에 밟힌다. 흙과 물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갈대에서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보고,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갖는다. 울퉁불퉁 쭈그러진 몸을 하고 아침햇살을 반 쯤 안은 공중전화 부스를 보며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난 존재들을 떠올리며 먹먹함을 느낀다.
제목에도 드러나듯 작가의 에세이 곳곳에서는 아버지의 온기가 느껴진다. 아버지의 야윈 등을 바라보며 오래전 그날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돌던 넓은 등을 떠올린 작가는, 장손으로 대가족을 이끌어가야 했던 삶의 무게를 벗어나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자전거 페달을 밟는 걸로 대신하려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담은 글이 유난히 많은 건 생전에 일기를 쓰시라고 권하며 책을 낼 때 아버지 일기도 실어주겠다고 한 약속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었다며 이제라도 좋아하실까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은 읽는 이도 울컥하게 한다. '한 편의 수필도 가요처럼 버석거리는 가슴을 촉촉하게 해준다'는 에세이 속 한 구절처럼, 마음에 온기를 더할 한 권의 수필집이 될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