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실시간 검색어,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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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실시간 검색어, 이대로 괜찮나

  • 승인 2019-11-06 09:05
  • 신문게재 2019-11-05 22면
  • 최고은 기자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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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보의 홍수 시대다. 발전한 기술만큼 우리는 이제 검색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다. 글로벌 기업 구글의 성장에도 최상위권 포털 사이트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콘텐츠의 다양화 영향도 있겠지만 '실시간 검색어'를 보며 시사를 파악하기에 편리해서 사용하는 이유도 적지 않을 것이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검색어는 실시간에 검색양이 급증한 순위를 최대 20위까지 나열해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그때그때 이슈 되는 뉴스나 사건에 의해 실시간 검색어의 순위가 바뀐다.

그런데 요즘 모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가 이상하다. 언젠가부터 실시간 검색어가 아닌 실시간 광고판이 돼버린 것이다. 세일, 무료중계 등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중요도가 높지 않은 단어를 클릭해보면 상금 퀴즈를 위한 힌트 때문에 검색양이 올라 순위에 든 것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10위권 순위 내 절반 정도가 그러한 이유로 실시간 검색어 창을 차지하기도 한다. 기자도 시사 관련 정보 검색을 위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지만 그런 광경을 지속적으로 보다 보니 피로도가 높아졌다.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SNS 등에서는 이미 끝없는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다른 포털 사이트와 비교한 실시간 검색어 10위권 내 캡처 사진을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두 곳의 검색어는 확연히 달랐다. 모 사이트에선 마케팅 색깔이 강한 검색어가 3개 이상 확인됐지만 다른 곳은 단 한개도 없었다. 정치, 연예, 사회 이슈가 골고루 올라와 있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진 실시간 검색어는 국정 감사까지 달구며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이 9월 1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오후 3시 모 사이트 실검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실검 1위 19개 중 15개(78.9%)가 기업의 상품 홍보를 위한 초성퀴즈 이벤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은 지난달 31일부터 로그인 한 사용자에 한해서 연령대에 맞는 실검 차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상업적 문구나 단어가 나오는 것을 완전히 막지 못한다는 것인데 참으로 소극적인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의 편의는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커진 덩치만큼 사회적 관심사와 정보 제공으로 다양한 순기능을 제공해왔지만 지금과 같은 운영으로는 불에 기름 붓는 것 마냥 사용자 감소가 가속화 될 것이다. 마케팅 뿐 아니라 악플 논란에 조작 의혹까지, 말 많고 탈 많은 실시간 검색어는 급기야 폐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해외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검색을 통해 해당 서비스 란을 찾아가야 한다. 무조건적인 폐지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부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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