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 교단에 선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는 고등학생 때부터 꿈꿔온 교사라는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즐거운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이 나의 즐거움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내 생각과는 다른 학생들의 변칙적인 행동들,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카리스마의 부족, 수업에서의 다양한 고민들…. 해결하고 싶지만 선뜻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학교에서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학생일 때의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많은 동료 선생님들에게 해결책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기도 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고, 학생들의 얼굴에는 '담임 요즘에 왜 저래?' 하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학생들에게 즐거운 학창 시절을 선물하자'라는 다짐은 잊은 지 오래. 요즘 내 머릿속은 '내가 과연 좋은 교사일까?', '좋은 교사는 꿈꾸지도 않으니 평범한 교사라도 되고 싶다.'라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처음 교직에 들어왔을 때의 원대한 목표와는 다르게 평범한 교사라도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여 수업 방법도 바꿔보고,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보았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학생들의 변칙적인 행동들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학생들과 소통하는 기회는 줄어들었다. 학생들에게 미치는 교사의 영향력이 없다고 느껴지기 시작했고, 교사로서의 행복감 역시 느낄 수 없었다.
평범한 교사로 지내 온 1년. 내가 목표한 평범한 교사란 단지 학생들에게 무관심한 교사일 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꿈꿔온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관심한 교사가 아니라 친구처럼 편안한 선생님, 학생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평범한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요즘은 평범한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교사가 되어가고 있다. 수업 개선을 위해 새로운 수업 방식을 도입해보기도 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들과 운동도 하고, 학교가 끝난 후 하교를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힘든 점도 많지만, 학생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로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배움과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8시 20분, 학생들을 만나러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교실로 들어간다. 학생들은 반가운 듯 아침부터 나에게 다가와 재잘거리기 바쁘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나에게 공유해주는 학생들이 고맙기만 하다. 몸은 피곤할지 모르지만,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고 대화하고 운동하고 함께 학교생활을 한다는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4시 20분이 되면 학생들이 학교 밖을 하교하는 모습을 4층 창문에서 내려다보면서 내일은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이 있을지 기대해본다. /임성혁 대전용운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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