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주도 대전 부동산시장 불법·편법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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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주도 대전 부동산시장 불법·편법 난무

조합 설립 예정인 일부 정비사업장서 홍보요원 불법행위 기승
시공권 앞둔 대규모 사업장에선 각종 편법 로비 치열

  • 승인 2019-10-29 17:09
  • 신문게재 2019-10-30 1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대전의 부동산시장을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이 주도하면서 곳곳에서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첫 단계인 추진위원회 구성에선 불법 홍보요원(OS)들을 투입해 반대 주민을 설득하고, 이미 조합을 설립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사업지에선 조합원의 표를 위한 치열한 로비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전경
대전시 전경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8월 기준 재개발사업 예정지는 56곳(동구 12, 중구 28, 서구 9, 유성구 1, 대덕 6), 재건축사업은 30곳(동구 13, 중구 9, 서구 3, 유성 2, 대덕 3) 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신규 아파트를 분양한 단지만 보더라도 동구 신흥3구역 SK뷰, 중구 목동 3구역 더샵 리슈빌, 서구 도마·변동 8구역 도마 e편한세상 포레나 등 절반은 정비사업이었다. 그것도 모두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웠다.



‘분양 불패’를 이어가면서 예정된 정비사업 수주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진흙탕' 싸움 등 불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구 가양5구역 재건축사업이다. 조합 설립은커녕 사업 재추진 자체를 놓고 절반에 가까운 주민이 반대하고 있지만, 곳곳에 홍보요원들이 드나들며 주민 설득에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주민 A 씨는 "외지 대형건설사 홍보요원들이 매일 방문해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를 받고 다닌다"라며 "재건축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찾아와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구의 또 다른 재건축사업 구역 주민들도 홍보요원들이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B 씨는 "홍보요원들이 반대 주민들을 찾아가 금품을 제공하고 조합설립 동의를 받는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단속을 통해 불법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라고 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건설사가 조합 설립을 위해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면 불법이라 수사 의뢰를 할 수 있지만,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미 조합을 설립한 후 시공사 선정을 앞둔 곳도 마찬가지다.

현재 가장 치열한 곳은 중구 태평5구역 재건축사업과 유성구 장대 B구역 재개발사업지다.

최근 열린 태평 5구역 현장설명회에는 계룡건설과 금성백조 등 지역 건설사와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호반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금강주택 등 10곳이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공동주택 규모가 2408세대에 달하면서 웬만한 건설사가 대거 참여해 732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유성구 정비사업 사상 최대 규모인 장대 B구역 현장설명회에는 더 많이 왔다. 계룡건설과 금성백조주택 등 지역건설사는 물론,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과 호반건설,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일성건설, 금호산업, 고려개발, 금강주택 등 14개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아파트 3072세대와 오피스텔 216실을 짓는 만큼, 12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짝짓기는 물론, 512명에 달하는 조합원 설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성백조와 외지 대형건설사로 구성된 미라클사업단(GS, 현대, 포스코)이 경쟁했던 도마·변동 3구역처럼 대놓고 각종 편법과 불법 의혹을 사는 로비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행정기관은 물론 검찰이나 경찰 등의 엄포도 소용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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