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첫째로 이곳 유림공원을 조성해 대전 시민들에게 바친 이인구 전 계룡건설 사장님이시다.
그는 1932년 4월 18일 대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육군으로 1951년 ~ 1967년까지 17년간 복무하고 6,25 참전용사로 나라를 지킨 분이다. 그는 대한민국 육군 중령으로 제대 할 때까지 육군 제1사단 예하 보병대대와 육군 수도사단 예하 공병대대에서 대대장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36세 때 대한민국 육군 중령으로 전역하고 1970년 합자회사 계룡건설을 창업, 대전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13·15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통해 국정에도 일익을 담당했고, 1992년 계룡장학재단을 설립해 26년간 1만4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광개토대왕비 복제비 건립사업, 삼학사비 중건사업, 일본 백제문화유적탐사 사업, 백야 김좌진 장군 추모사업, 독도 우리 땅 밟기 운동, 유림경로효친대상 제정, 유림공원사생대회 등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과 전통문화 계승에 헌신하신 분이다.
이인구 명예회장은 박성효 시장 재임시 사재를 출연해 대전 유성구청 인근에 '유림공원'을 조성해 오늘이 있게 한 어른이시다. 2017년 5월 15일 숙환으로 별세하시고 지금은 그 외아들 이승찬씨가 대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 건설회사인 것이다.
둘째로 잊어서는 안 될 이분들.
김대곤 녹지 과장을 비롯한 직원들, 그리고 유성구의회 의원들과 구청 산하 모든 직원들.
서정주 시인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곳 유림공원은 한 송이 국화 송이가 아니라 1억만 송이가 훨씬 더 넘는 국화꽃이 피어 우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유성구청 녹지과 직원들은 1억만 송이 국화꽃을 피워 이런 저런 조형물은 만들고 설치하는 데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쏟아 부었으며 잠 못 이루는 노심초사는 얼마나 많았던가?
그래서 이곳의 국화 향은 그들의 땀 냄새와 어우러진 값진 천연향인 것이다.
보라, 1년 동안 잠 못 이루며 쏟아 부은 노력으로 인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얼굴엔 태양이 물려있지 않은가! 국화 전시기간 내내 대전 시민은 물론 인근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 그대 들을 얼마나 즐겁고 보람 있게 해주었는가?
형형색색의 국화가 어우러져 유림공원 뿐만 아니라 유성 시가지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 것이다.
셋째로 내 아내 오성자 얘기 안 할 수 없다.
내 아내 오성자는 5년째 앓고 있는 치매 4등급 환자다. 그래서 그런지 꽃을 좋아하고 어린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한 송이 핀 장미꽃을 보고도 발길을 멈추어 어루만지는 그다. 그런 그가 수천만 송이 꽃을 보니 얼마나 좋아 하겠는가!
개장한 10월 12일 토요일부터 29일 오늘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았다. 이곳에 오면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이 많아 많은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행운이 내 아내에게 겹쳐왔다. 세 자녀와 함께 온 가족을 만났기 때문이다.
장주은, 장이레, 장하늘이 바로 내 아내를 즐겁게 해주었던 주인공들이다. 축복받은 어린이들이다.
난 주은이네 아빠 엄마가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자녀를 셋이나 둔 부모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여자가 결혼하면 자녀 셋을 낳는 조건으로 시댁을 직장화시켜 국가 공무원에 준하는 봉급을 10년 동안 주어 자녀들을 잘 키우게 해야 한다는 칼럼을 썼던 것이다.
이리저리 주는 각종 명분의 청년수당이나 몇 푼 주는 육아수당 정도 가지고는 자녀 셋을 낳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분 얘기 안 할 수 없다.
정용래 구청장 얘기다. 그는 재임 2년이 되는 초임 청장이지만 축복받은 사람이다. 이렇게 큰 축제를 하는데 노조나 구의회 의원들의 불평이나 저항을 받지 않았다 한다. 김대곤 녹지 과장은 입만 열면 구청장 칭찬이고 의원들과 국화재배에 힘을 모았던 이름 모를 직원들 칭찬이다.
이제 며칠 뒤 11월 3일이면 국화전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내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장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힘들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그대들이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를 카메라에 담아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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