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정치부 기자 |
지역에서 태어났다고 지역에 출사표를 내던지는 상황부터, 부모의 집이 지역이라 해당 선거구에 나서는 상황 역시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학창시절을 지역에서 보냈다는 이유로 지역구에 발을 디딘 이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도전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까. 출마 예정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초선이나 재선, 많게는 5선 이상 도전한 이들에 대해 '피로감'이라는 표현을 쓴다. 줄곧 출마했으나 여러 번 낙선한 이들에 대한 정의 역시 같다. 그만큼 흔히들 말하는 나으리 뱃지 달기가 그렇게나 어렵다는 말이다. 피로감. 어느 후보에겐 낙마의 연속에 대한 표현으로 쓰일 수도, 현직엔 위기감으로 다가오는 수식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막중한 무게감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현역이던, 정치신인이던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이 원하는 색깔이 빨간색이던, 파란색이던, 노란색이던, 색깔에 상관없이 지역민이 정말 필요로 하는 걸 끄집어냈으면 한다. 현역이던, 신인이든간에 말이다.
행사에서 얼굴 비추며 이름 알리기에 주력할 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진중한 이야기의 교차점을 도출해냈으면 한다. 시민 10명에게 악수하고 이름 알리기보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으면 한다. 총선 출사표. 뱃지를 향한 '열망'인지,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열정'인지는 그들의 속을 열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걸 찾아낸다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야 나와보면 알겠지만, 표심은 가슴속에서 우러나온다. 마음을 움직이면 원하는 결과는 뒤따라온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만용일지, 아니면 벌거벗은 임금님의 진실을 밝히는 진정한 용기인지는 시민의 판단에 달렸다. 방원기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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