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총선 D-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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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총선 D-170

방원기 정치부 기자

  • 승인 2019-10-28 17:09
  • 신문게재 2019-10-29 22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방원기 온라인 최종
방원기 정치부 기자
내년 총선 총성이 울리기까지 170일 남았다. 예비후보자 등록일은 12월 17일인데, 벌써 각종 행사에서 이름 알리기 바쁘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현역 의원부터, 현수막에서 얼핏 본 이름까지 시민에게 인사를 건넨다. 의문점이 생긴다.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시민에게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뱃지에 대한 욕심인지, 진정 시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설지 물음표가 생긴다. 현역 의원들이야 현직이니 그려려니 하겠지만, 이제껏 한 번도 지역에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인 적 없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지역과 무관하게 수도권에서 방귀 깨나 꼈다는 이들도 대상일지 모른다. 뱃지를 달고서 과연 지역민을 위해 두 발 벗고 나설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은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에 어떤 후보가 나서는지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거 같다. 지역민이 간절하게 원하는 그 무언가를 짚어내지 못하는 듯 보인다. 왜 이 지역구인가에 대한 대답에 고개는 갸우뚱해진다.

지역에서 태어났다고 지역에 출사표를 내던지는 상황부터, 부모의 집이 지역이라 해당 선거구에 나서는 상황 역시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학창시절을 지역에서 보냈다는 이유로 지역구에 발을 디딘 이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도전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까. 출마 예정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초선이나 재선, 많게는 5선 이상 도전한 이들에 대해 '피로감'이라는 표현을 쓴다. 줄곧 출마했으나 여러 번 낙선한 이들에 대한 정의 역시 같다. 그만큼 흔히들 말하는 나으리 뱃지 달기가 그렇게나 어렵다는 말이다. 피로감. 어느 후보에겐 낙마의 연속에 대한 표현으로 쓰일 수도, 현직엔 위기감으로 다가오는 수식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막중한 무게감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현역이던, 정치신인이던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민에게 힘이 되는 정치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이 원하는 색깔이 빨간색이던, 파란색이던, 노란색이던, 색깔에 상관없이 지역민이 정말 필요로 하는 걸 끄집어냈으면 한다. 현역이던, 신인이든간에 말이다.

행사에서 얼굴 비추며 이름 알리기에 주력할 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진중한 이야기의 교차점을 도출해냈으면 한다. 시민 10명에게 악수하고 이름 알리기보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으면 한다. 총선 출사표. 뱃지를 향한 '열망'인지,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열정'인지는 그들의 속을 열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걸 찾아낸다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야 나와보면 알겠지만, 표심은 가슴속에서 우러나온다. 마음을 움직이면 원하는 결과는 뒤따라온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만용일지, 아니면 벌거벗은 임금님의 진실을 밝히는 진정한 용기인지는 시민의 판단에 달렸다. 방원기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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