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토니 브랙스톤의 'Unbreak My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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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토니 브랙스톤의 'Unbreak My Heart'

  • 승인 2019-10-28 10:26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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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제공
지난 주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은 내가 기피하는 곳이었다. 초 봄에 그 식당에서 파스타를 먹었는데 그만 체하고 말았다. 크림 파스타였는데 베이컨 조각들이 크림과 범벅되어 헤엄치고 있었다. 가뜩이나 베이컨을 안 좋아하는데 느끼한 크림 파스타에 베이컨이라니. 설상가상이었다. 그 식당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터였는데 말이다. 심리적으로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은 결과 바로 탈나고 말았다. 배가 많이 고파서 맛을 느끼지 못하면서 허겁지겁 먹은 후의 내 위장은 격하게 거부했다. 설사 후 밤새 배앓이하고 다음날 출근해 죽을둥 살둥 하다 조퇴했다. 그 뒤로 다신 그 식당에 얼씬도 안했다. 몇 개월만에 다시 간 바로 그 식당. 쓰라린 기억이 떠올라 찜찜한 기분으로 앉아 있는데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 나왔다.

'Unbreak My Heart'.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노래였다.

토니 브랙스톤이 부른 이 노래는 1996년에 나왔다. 이 해는 내 나이 서른 한 살이었다. 30대로 접어든 나이. 별로 달갑지 않았다. 20대와 달라진 것 없는 나이 30대. 시인 최영미는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외쳤다. 20대의 불안한 감정이 그대로 30대로 이어졌다. 그 때 'Unbreak My Heart'이 거리를 물들였다. 저음의 목소리가 가슴을 적셨다. 흑인 특유의 창법이 소울풍의 노래와 너무 잘 어울렸다. 이 노래를 들으며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까 상념에 젖곤 했다. 그렇지만 인생 뭐 있나. 사는 모습은 다 그만그만한 것을. 다 그렇게 살고 있었다. 토니 브랙스톤의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소고기찹스테이크를 먹었다. 먹을 만 했다. 이번에도 접시를 싹 비웠다. 내 위장은 멀쩡했다. 노래의 힘이다. ㅋㅋ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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