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교수 |
많은 철학자는 인간의 마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 없는 질문과 통찰을 던지고 있었다. 생물학적 인간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유전자를 이용한 분자생물학의 성과에 의해 이뤄지고 질병에 대한 난제를 풀어내고 있으며 정신과 마음의 철학적 접근은 뇌과학의 발전으로 더 쉬워지고 있다. 인간은 지구 상에서 존재했던 동물 중 개체진화의 결과에 따라 우월한 존재로 살아남았고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여 살고자 했던 약자의 사회적 본능과 지적인 호기심은 생존의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며, 사회적 본능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기초에서 발전하였고 생존의 속성으로 정착됐다.
자신의 유전자를 자가 복제하고 이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 핵막 안에 유전자를 넣어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좁은 공간에 집적시키기 위해 히스톤 단백질에 유전자를 실타래처럼 감아 놓았다가 필요할 때 풀어서 사용하도록 했다. 유전자의 자가 보호 본능은 오랫동안 축적된 진화의 결과이고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정치·사회·경제적인 많은 문제는 생존의 본능이 과하게 표현되고 있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술이 술을 마신다는 말이 있다. 다른 동물과의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인간들은 우리가 속한 집단의 이익과 생존에 얽매여 반대 진영을 과도하게 공격하는 성향으로 후퇴하고 있고 오래된 스마트폰의 기계적 오류처럼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로봇의 기계적 삶을 살고 있으며 생존의 틀에 갇혀 상대를 아프게 하고 타인의 자살을 유도하는 프로그램 개체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의 한 단편에게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던지는 질문은 유전자 기계에 부여하는 한 줄기의 희망일 수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도록 말하는 종교적 신념의 올바른 실천이야말로 진화적 오류 덩어리인 인간이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리처드 도킨스가 언급한 이기적 유전자들은 오히려 생존본능에 의해 지배받지는 않는 이타적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개인의 합인 집단이 창조한 상상력의 총합에 의해 질서를 만들어 냈고 창조적인 평등, 생명, 자유, 행복의 개념을 만들어 냈다.
놀라운 인간의 능력들은 과학의 발전과 오류들을 개선하는 혁신들을 보여주었다. 영화 "양자물리학"에서는 양자 파동이 서로 통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고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생태계의 포유류 중에 한 종인 사람들은 스스로 우리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지만, 욕망과 생존을 위한 투쟁심을 덜어 버리고 완벽한 신이 되길 거부한 인간만이 진정한 신이 될 수 있다는 본성을 깨닫는다면 더 좋은 사회를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국민의 뜻과 반대되는 막말을 쏟아내는 정치인과 대비되어 불출마를 선언한 몇몇 국회의원들의 소신 발언을 깊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전자제품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시대에 있다. 그 안에서 서로 통하는 사람들이 갖는 생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놓여 있는 "꿈꾸고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는 유전자 기계들의 진화"는 각기 다른 뇌를 가진 인간들의 자기 주관적 성향에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도덕적 가치를 공유하는 객관적 성향으로 바꾸어가는 진지한 자세야말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이지 않을까 한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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