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한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국내 여행의 경우에는 물갈이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그 지역의 물, 특히 수돗물을 잘못 마시게 되면 복통과 설사 혹은 피부부작용 등의 증세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흔하게 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물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물을 공짜로 그냥 마셔도 괜찮지만,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물을 돈 내고 사먹어야 한다. 심지어 이런 여행지에서의 식당에서는 물도 미네랄 워터인지 스파클링 워터인지 또는 특정 회사의 생수인지 선택해서 주문해야 해서 처음 해외 여행하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마시는 물은 왜 이렇게 차이가 있는 것일까?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유럽이 우리나라보다 잘 살아서 물 종류도 많은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물의 차이는 잘 살고 못 살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지질에 따라 물이 가지고 있는 성분들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유럽은 석회질 암반이 많기 때문에 지하수에 석회질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이것이 복통을 유발하고 물 맛 또한 좋지 않다. 특히 석회질이 많이 포함된 물로 세수를 하는 경우, 물속의 석회질 성분들이 모공을 막아 피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안을 할 때 비누칠을 한 후 수돗물로 씻어내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유럽은 클렌징워터 제품을 사용해서 세안을 하는 등으로 수돗물의 사용을 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유럽이 아닌 아시아 지역의 물은 좀 나을까?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나라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브루나이, 이스라엘의 6개국뿐이다. 이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수돗물의 직접 섭취를 권장하지는 않는다. 동남아 지역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수인성 전염병 발생의 위험성이 높으며, 중국은 많은 지역에 석회암이 분포되어 있어 물의 경도가 높아 유럽과 같은 이유로 수돗물의 직접 사용에 제한이 있다. 일본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부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하여 생수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나라 수돗물이 얼마나 맛있고 깨끗한지, 믿고 사용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한 수돗물 수질감시 중인 대전의 수돗물!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에서는 정기적으로 급수과정별 수질조사를 하고 있다. 수돗물 이동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지점별로 꾸준히 수질검사를 실시하여 만약 수질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면 어디에서 문제가 있는지 짧은 시간 내에 발견해 낼 수 있다. 또한 노후관 수도꼭지 지점도 선별해 한 달에 한 번씩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점진적 수질변화를 볼 수 있어 안정적인 수돗물 수질 유지와 함께 사고 발생 취약 지점을 미리 예의 주시하도록 하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질 좋은 상수원과 지자체의 노력 덕으로 대전은 2017년 수돗물 먹는 실태 조사에서 수돗물 음용률과 신뢰도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평가에서 1등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는 등 안전하고 맛있는 수돗물로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소독에 따른 냄새로 막연하게 먹기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을 위해 맛까지 고려하여 고도정수처리를 도입 중이다. 또한 자체 감시항목까지 추가한 233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우리 지역 수돗물! 자부심 갖고 걱정 말고 드셔보시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고 싶다.
강석규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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