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
허태정 대전시장이 조만간 정무라인을 정비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 보좌진 중 공석인 자리는 경제과학협력실장(전문 임기제 2급 상당)과 민생정책자문관(전문 임기제 3급 상당), 정무특별보좌관(별정직) 등이다. 통상 행정직 공무원과 달리 정무직은 다양한 이력과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 배치된다. 단 임명권자인 시장과의 친분, 충성도, 이해관계 등 개인적인 관계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는 선거공신, 소속 정당 출신자 등 선거 캠프에 직접 몸담았거나 뒤에서 도움을 줬던 선거와 관련된 인물들이다. 그도 아니면 다음 '내 선거'를 도와 줄 사람이다.
취임 후 허 시장은 정무직을 대부분 '보은'차원으로 활용했다. 경선 경쟁자인 박영순 전 정무부시장이 대표적이다. 시민단체 출신인 김종남 전 민생정책자문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현재 사직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기재부 출신이라며 모셔온 배상록 전 경제과학협력실장도 임명 1년도 안돼 경제통상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 시장 스스로 인선 실패를 인정한 꼴이다. 송덕헌 전 정무특보나 김미중 현 자치분권특보는 전임 시장 사람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이번에 새롭게 개편되는 정무라인 인사로는 캠프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다. 소통 강화와 허 시장 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지만 '낙하산 인사'라는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성과를 내 지역사회의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본인들에게 '참모'로서 '나'를 뒤로 하고 '더 큰 우리(시민)'를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사심(나)'이 있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허 시장도 정무직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들이 진정 시민을 위해 필요한지 돌아봐야 한다. 잘하든 못하든 결국 모두 책임은 허 시장이 짊어지기 때문이다.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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