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한의원 박상규 원장 |
스트레스는 사람을 정신적으로도 피곤하게 만들지만, 장기적으로 몸에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만들어 환자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다양한 스트레스 증상에 한의학적인 치료를 이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스 반응은 신체에 가해지는 외부 자극에 따라 생기며 현대 사회에서는 심리적,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해 통증, 우울, 불안, 섭식장애 등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이 나타난다.
특이한 점은 이런 동일한 외부 자극을 받아도 개개인에 따라서 스트레스 반응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놓여 있어도 곧바로 신체에 증상으로 나타나고 만성화되는 사람도 있다면, 체력이 좋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사람은 각각의 체질에 따라 동일한 원인에도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며, 다른 원인에도 동일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을 한의학에서는 '변증'이라고 하며 치료를 할 때도 환자에 변증에 맞게 처방을 하게 된다.
한의원에 만성화된 스트레스로 내원하는 환자 중 많은 분들이 "양약을 복용하면 증상은 개선 되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양약을 복용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다.
환자가 우울증 등으로 신체의 이완 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스트레스라고 느끼는 정도가 커지게 되면, 환자는 점점 몸이 가라앉고 기운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스트레스의 '피폐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신체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결국 신진대사와 기초대사가 낮은 차가운 상태로 빠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는 한의학적으로 '냉증'이라고 표현한다.
서양의학에는 양약으로 따뜻하게 해서 냉증을 없앤다는 치료개념이 없지만, 한의학에는 따뜻하게 하는 약제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이렇듯 서양의학에서 검진을 해봤지만,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환자들에 대해서, 한의학으로는 변증을 통해 다양한 치료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정신적인 증상이 심하고 환자가 빠른 효과를 보고 싶어 하는 경우 향정신성 양약이 훨씬 빠르고 직접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쉽다. 그러나 이런 양약의 경우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심하고 위에서 서술한 '냉증'과 같은 만성적인 상태로 빠지기가 쉽다.
한약의 경우 이러한 부작용이 상당히 적은 편으로 양약과 같이 병용해 양약의 부작용의 경감시킬 수도 있으며, 양약을 줄일 때 한약을 병용해 부작용 없이 양약을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투약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이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 '환자의 증상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양약을 줄이고 싶은 경우', '환자가 양약 복용을 원하지 않는 경우', '양약의 부작용이 심한 경우' 이상의 5가지의 경우라면 스트레스 증상에 한의학적인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스트레스의 문제 중 하나는 화를 참는 것에 있다. 우리 민족의 일컫는 말 중에는 한(恨)의 민족이라는 것이 있으며,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참을 인 세 개면 사람도 살린다'라는 말도 사용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단순히 참아내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스트레스 해결을 위해서는, 나에게 왜 이런 스트레스가 발생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신체에 증상이 나타난 뒤 약을 먹겠다는 식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아니라, 신체에 증상이 생기기 전에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 적절한 운동, 전문가의 상담과 진료 등의 노력을 통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한다면, 우리의 생활에 활력을 주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한의원 박상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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