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희영 진료과장 |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의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9~7.5%를 차지하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나이가 많을수록 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함께 대부분 다리의 불편감이나 고통스러운 느낌이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와 같이 쉬거나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고, 다리를 움직이면 줄어든다. 하루 주기성 특징을 보여 저녁이나 밤에 심해진다. 다리에서 느껴지는 이상 감각의 양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여,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다리 근육 속 깊숙이 무거운 느낌 등으로 표현하거나, 통증으로 호소하기도 하는데,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서 증상이 더 심한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다리의 증상은 야간에 악화하는 특징으로 인해 수면을 방해해 환자들은 다리의 불편한 증상과 함께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원인질환의 유무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분류하는데,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은 임신, 만성신부전, 철결핍빈혈 같은 철분 결핍을 가져오는 상태나 질환과 흔히 동반된다.
수면 중 사지(주로 하지)에 주기적인 운동이 나타나는 경우 수면 중 주기 사지 운동이라고 하며, 주로 수면 단계 중 비렘수면 시기 동안 사지(주로 하지)에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불수의 운동이 나타난다. 수면 중 주기성 사지 운동과 관련한 질환을 주기 사지 운동장애라고 하며 국제 수면 장애 분류 3판에서는 '수면 관련 운동장애'에 속하지만, 하지불안증후군과 구분해 분류했다. 주기 사지 운동장애는 하지불안증후군과 흔히 동반되지만 다른 퇴행성 질환에서도 자주 동반되며 하지불안증후군과 치료가 유사하다.
철분 대사 및 신경전달 물질의 일종인 도파민계의 이상이 하지불안증후군 병태생리와 관련된 두 가지 주요한 요인이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서 우리 몸의 저장 철을 반영하는 혈중 페리틴 수치가 낮을수록 대체로 증상이 심해 하지불안증후군 병인에 뇌 속의 철분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철분 부족은 도파민 기능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하지불안증후군은 실제로는 시냅스 후 수용체가 도파민에 대해 과도하게 민감해지는 과민감화를 동반한 과다 도파민 상태로, 하루 주기 중 도파민이 낮아지는 저녁과 밤에 상대적으로 낮은 도피만 상태가 돼 증상이 발생한다고 추론하고 있다.
진단은 임상적인 증상으로 진단하며 일단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하면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을 감별하고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병과 신장 기능 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신경전도 검사도 해 여러 신경병증을 감별해야 한다.
치료는 비약물적인 치료와 약물적인 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비약물 치료로는 우선 증상의 원인이나 악화 요인인 알코올,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혹은 항정신병약을 복용하고 있으면 이를 피한다. 잠들기 전에 커피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피하고, 잠자리 환경을 시원하게 하는 것이 도움 된다. 샤워나 족욕이 도움이 되며, 보행, 스트레칭 혹은 다리 마사지가 효과가 있다.
주요 치료 약물은 도파민계 약물이다. 이전에는 인체 내에서 도파민으로 작용하는 레보도파라는 도파민 성분의 약물을 이용했으나 부작용으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는 부작용이 알려져서 최근에는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작동하는 도파민 작용제를 사용한다. 칼슘 통로 차단제, 아편계 약물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희영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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