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대전시티즌 홈피 |
한국 프로축구사에서 시도민구단의 기업구단 전환은 사실상 첫 사례라는 컨벤션 효과와 함께 1부 승격을 위해 대대적인 전력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국내 축구계의 뜨거운 시선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997년 창단 이후 20여년 간 K리그 변방의 '그저 그런 구단'에서 일약 프로축구 핫이슈를 몰고 다니는 '인기구단'으로 탈바꿈이 기대되는 것이다.
1983년 대한축구협회 주도로 '슈퍼리그'로 출범한 K리그는 2013년 승강제 도입에 따라 1부 K리그1(12개팀) 2부 K리그2(10개팀)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지자체 혈세를 주요 '돈줄'로 활용 중인 시도민구단은 대전을 비롯해 11개팀(경남 인천 성남 강원 대구 광주 안산 안양 부천 수원FC)이며 모 기업 후원을 받는 기업구단은 9개팀(울산 전북 서울 포항 수원 제주 부산 전남 서울E)이다. 군경팀으로는 2개팀(상주 아산)이 있다.
얼마 전 세미프로 청주FC가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키로 했지만, 명실상부하게 양대리그로 운영되는 K리그팀이 시도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는 것은 대전시티즌이 처음이다.
대전시티즌 기업구단 전환 로드맵은 31일 전후 양해각서(MOU) 체결로 시작해 연말까지 본계약과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시즌부터 새 명찰을 달고 리그참가가 예상된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16일 이같은 내용을 밝히면서 이미 대전이 우리나라 프로축구계의 이슈 메이커가 됐다. 국내 축구계와 팬들 사이에선 대전이 누구도 가보지 않은 이른바 '전인미답'의 길을 가는 데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특히 신세계와 한화 등이 거론되는 투자기업이 과연 어느 곳이 될 것이냐는 관심은 체육계를 넘어 경제계 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순한 시민구단 투자가 아닌 150만 명에 달하는 배후수요가 있는 중부권 최대도시의 대기업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력을 고려한 시각이다.
대전발(發) 나비효과는 이미 시작됐다. 2부 추락 3년 만에 내년 시즌 K리그1 자동승격을 확정한 광주FC에 대해 지역 팬들을 중심으로 기업구단 전환 요구가 뜨거워 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는 2010년 창단한 시민구단인데 이용섭 광주시장과 행정당국은 최근 투자기업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달 말 MOU 체결로 시티즌의 새 주인 윤곽이 드러나면 스토브리그의 흥행도 대전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 이적시장은 시즌종료 뒤인 겨울과 시즌 중반인 여름 등 한 해에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대기업의 막대한 '실탄 지원'이 가능해질 대전은 스타영입을 둘러싼 다른 구단과의 '쩐의 전쟁'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기업구단 전환과 함께 최우선 지상과제인 1부 승격 목표를 달성하려는 대전이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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