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르쿠츠크 주립 인형극장 아이스테녹 안드레이 대표와 보바 음향감독. |
1935년 설립된 러시아 이르쿠츠크 주립 인형극장 '아이스테녹'이 제10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DipFe) 해외 초청팀으로 대전을 방문했다.
9일과 10일 공연을 앞두고 무대와 조명 설치를 총괄하고 있던 스트레일조브 안드레이 아이스테녹 대표를 상상아트홀에서 만났다.
상상아트홀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대였다. 러시아에서 직접 가져오느라 꽤 애를 먹었을 것 같은 메인무대는 새 둥지 모양으로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조명을 테스트하기 위해 무대 중앙으로 색색의 조명을 비추자 더욱 근사하다.
안드레이 대표는 꽤 명확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왔다. 대전의 언론사와는 최초의 인터뷰다.
'아이스테녹'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인형극단이다. 1935년 만들어졌고 올해 85주년을 맞이하는 유서 깊은 극단이다.
안드레이 대표는 "설립 당시 우리는 전용 극장이 없었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했고, 초대받을 기회를 스스로 찾아야 했다. 1986년 영화극장을 인수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인형극장에서는 매일매일 다른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고 말했다.
극단을 대표하는 27개의 레퍼토리가 있지만 제10회 DipFe에서 선보일 작품은 '황금닭'이다. 안드레이 대표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인형극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인형극이 아이들만을 위한 공연이라는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해서는 반문했다.
"인형극은 어른들도 즐길 수 있다. 우리 극단은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각각의 레퍼토리와 스토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인형극은 인형과 사람들의 연기가 혼합된 종합예술이다. 대사에 시적인 표현이 많아 번역을 통해 충분한 감정이 전달 될 수 있을까에 가장 큰 고민의 무게를 뒀다. 이번 공연에서는 영상으로 번역된 자막이 노출된다.
아이스테녹 극단의 한국 방문은 두 번째다. 지난해 대한민국제연극제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한국의 연극에 대해서는 "의상이 굉장히 화려하고 극을 하면서 춤을 추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떠올렸다.
안드레이는 대표는 "얼마 전 무대에 올린 베토벤이라는 작품이 있다. 특징은 대사가 없다. 음악과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 리듬만 있다. 베토벤이 귀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언어가 아닌 음악으로 그의 연대기를 전달하고 싶어 기획한 극"이라며 내년에도 초대해준다면 베토벤으로 대전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스테녹 극단은 인형극장을 새롭게 짓고 있다. 극장이 완성되면 바이칼 호수의 이름을 따서 연극축제인 '바이칼 페스티벌'을 만들 계획도 있다.
안드레이 대표는 "러시아와 한국의 연극 시스템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교류를 통해서 극에 대한 환경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금닭 공연을 어른들이 좋아한다면 1년 동안 어떤 작품을 할지 고민하겠다. 번역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준비해서 오겠다. 초대해주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황금닭 공연 모습. |
황금닭 공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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