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개천절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나요. 개천절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을 기념하기 위한 국경일로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된 뜻 깊은 날입니다. 본래 개천절(開天節)은 '하늘이 열린 날'이란 뜻인데 단군왕검이 기원전 2333년 홍익인간('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뜻)의 이념으로 나라를 세워 즉위한 날입니다. 개천절의 의미와 유래를 알기 위해서는 단군신화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단군신화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는 어떤 건국신화들이 있는지 각국의 건국신화에 대해 알아보기로 할까요.
한국 고조선. |
사람이 되고 싶어 찾아간 곰과 호랑이에게 환웅은 햇빛이 들지 않는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견디면 사람이 된다고 말합니다. 중간에 참지 못한 호랑이는 결국 도망쳐 버렸지만 잘 버틴 곰은 아름다운 여자가 되어 '웅녀'라고 불리게 되고 환웅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게 되는데 이 아들이 바로 '단군왕검'입니다. 단군은 우리 민족 최초의 나라인 고조선을 세웠고 1500년 동안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렸다고 합니다.
베트남 건국 |
옛날에 바다신의 아들인 락롱꿘(용의 우두머리)과 산신의 딸인 어우꺼가 만나 결혼을 하게 되고 어우꺼는 100개의 알을 낳습니다. 그러나 생활 습관이 맞지 않았던 두 사람은 이별을 하게 되고 그 알에서 태어난 100명 가운데 50명은 아버지를 따라 바다로, 50명은 어머니를 따라 산으로 갔는데 산으로 간 형제 중 가장 힘이 세고 뛰어난 훙브엉(Hung Vuong)이 왕이 되어 베트남 최초의 국가인 반랑(Van Lang)국을 세우게 됩니다. 베트남 인들은 훙왕 탄생의 의미 있는 상징과 역사를 기반으로 '천룡의 후예'라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는 베트남 민족을 하나로 결속하는 힘의 근간이 된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건국신화. |
캄보디아는 앙코르 사원에 새겨진 머리 일곱의 뱀의 신 나가의 딸과 카운디냐라는 왕자가 결혼하여 낳은 후손이 민족의 시초로 여겨집니다. 우리가 곰이라면 캄보디아는 뱀인거죠. 인도의 왕자 카운디냐는 꿈속에서 "동쪽으로 가서 새로운 땅을 찾아라!"는 창조의 신의 계시를 받고 길을 떠나게 됩니다. 카운디냐를 태운 배가 동쪽으로 지나가는데 나체의 여자군대로 구성된 배가 막아서고 그는 신의 계시로 구한 활과 화살로 군대를 제압하고 소마라는 아름다운 공주와 결혼하게 됩니다. 소마 공주는 용왕의 딸이었는데 둘의 결혼을 축하한 용왕은 물을 마셔 물속에 잠겨 있던 땅을 물위로 끌어올려 카운디냐에게 주었는데 그 땅이 캄푸챠, 지금의 캄보디아라고 합니다.
필리핀 건국신화. |
크고 작은 7100여 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 필리핀은 각 섬마다 고유의 건국신화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바로 대나무에서 남자와 여자가 태어났다는 '말라카스와 마간다'라고 합니다.
태초에 카이트라는 새가 하늘과 바다 양쪽을 오가며 몰래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하늘과 바다는 계속해서 싸움을 하게 되고 이 싸움으로 수많은 바위와 섬이 생겨났다고 해요. 어느 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카이트의 발을 대나무 줄기 하나가 계속 찌르게 되고 화를 참지 못한 카이트가 대나무를 마구 쪼아 대자 대나무가 쩌억 갈라지면서 인류 최초의 남자와 여자인 말라카스와 마간다가 나왔다고 합니다.
태국 건국신화. |
도깨비를 앞세워 갖은 횡포를 부리는 악마 라바나가 있었는데 라바나는 인간과 원숭이가 천적이라고 해요. 그래서 비슈누 신은 라바나를 물리치기 위해 왕자로 환생하게 됩니다. 어느 날 왕자는 한 도사의 부탁을 받고 라바나를 물리치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웃 왕국에 도착해 아름다운 시타라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죠. 16년의 세월이 흐른 뒤 라바나가 시타라 공주를 납치해 랑카섬(지금의 스리랑카)으로 데려가고 라마 왕자는 우여곡절 끝에 라바나를 물리치게 됩니다. 그 후에도 시련이 많았지만 라마 왕은 천 년 동안 나라를 평화롭고 부강하게 잘 다스리다가 비슈누 신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을 비롯해 다른 여러 나라의 건국신화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흥미 있으셨나요? 이러한 건국 신화들은 오랜 시간을 거쳐 왔고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하였습니다. 개천절이 공휴일이 된 이유 역시 민족의 시작과 그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한 의미가 큰 만큼 단순히 쉬는 공휴일로 여기기보다는 그 의미를 좀 더 되새기는 뜻 깊은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한나(베트남) 명예기자, 강진옥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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