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여성병원 코디네이터로 활약하는 다둥이엄마 윤선영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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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여성병원 코디네이터로 활약하는 다둥이엄마 윤선영씨 인터뷰

  • 승인 2019-10-09 10:33
  • 신문게재 2019-10-10 1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여성병원 코디네이터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친정 언니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싶어요.”

대한민국은 2018년 기준 OECD(경제협력국가) 36개국 중 출산율 최하위국이다. 1명의 여성이 낳을 예상 평균 출산율이 0.98로 한 나라가 현재의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는 출산율인 2.1에 현저히 못 미치는 참담한 수준이다. 범국민적으로 보육정책 미비와 경력단절 등의 사회적 어려움과 교육비 및 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에 따른 임신, 출산 기피 현상을 다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때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 10월은 국가가 지정한 임신·출산의 달이라고 한다. 임신, 출산의 달을 맞아 사회,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다둥이 엄마 윤선영 씨를 만나 보았다. 그녀는 자그마한 외모와는 다르게 강단이 있어 보이는 베트남 결혼이민자로 대전 둔산의 W여성병원 코디네이터이다.



-4자녀를 낳아 기르고 있는데 윤선영 씨에게 자녀는 어떤 의미인가.



▲외국인 결혼이민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외롭고 낯선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가족을 통해서 사회에 적응하고 개인의 삶도 안정을 찾게 되기 때문에 결혼이주여성에게 가족은 더욱 소중하고 특별하다. 자녀를 통해 제 자신의 존재의미를 돌아보기도 하고,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서 행복감과 삶의 의지를 충전해 나가고 있다. 제 삶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이 풍성하고 안정되니까 밖에서 일할 때 더 힘이 난다.



-병원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최근 1년 동안 70~80명 정도의 외국인 여성이 이 병원에서 출산을 했다. 베트남 여성뿐 아니라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국적도 다양하다. 여성들에게 임신과 출산은 국적을 불문하고 가장 두렵고 어려운 과정일 것이다. 같은 외국인이며 4명의 자녀를 먼저 낳은 선배로서 임산부들이 심정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가장 첫 번째 내가 하는 역할이다. 임신에 따른 출산 과정은 10개월이라는 물리적인 시간도 길지만 소중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특별한 과정이기도 하다. 충분한 산전 교육과 태아교육, 출산 후 교육, 신생아 돌봄 교육 등이 필수적이다. 같은 언어권의 베트남 여성들에게는 통역과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언어권이 다른 다문화 가정에는 외국인 산모를 대신해서 가족들에게 교육 내용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임산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예방접종이나 질병 등의 육아 정보, 비자, 교육 안내 등의 한국 생활 정보를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보람이 있다면.

▲외국인 산모들이 출산할 때 손을 잡아 주고 곁에서 친정언니처럼 돌보기도 하는데 출산의 고통 속에서 나를 의지하는 모습을 보면 힘들지만 뿌듯하다. 같은 외국인이고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무섭고 고통스러운 출산을 경험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위로하고 힘이 되어주고 싶다. 임산부들도 곁에서 함께 어려운 과정을 지켜주다 보면 친언니처럼 나를 잘 따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 한국의 청년들을 볼 때 한국 사회의 미래가 걱정되고 아쉬움이 크다. 국가와 지자체는 정책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하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이 땅의 미래세대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가야 한다. 결혼이주여성으로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윤선영 씨를 통해 한국 사회의 저하된 사기가 진작되었으면 한다.

초저출산국이라는 어두운 미래 사회에 그녀가 몰고 올 긍정적 나비효과를 기대하면서 인터뷰를 마친다.



박미경 명예기자, 심아정(중국)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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