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반포 573돌을 맞아 특허청에서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 동향을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글 글자체를 디자인 권리로 보호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852건이 출원됐고, 이 중 584건이 등록됐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2005년 도입 첫 해에 6건에 불과했던 출원량이 해가 갈수록 증가해 2011년에는 97건으로 최대 출원량을 기록했고, 지금까지 15년간 연평균 57건이 출원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문과 숫자 글자체가 같은 기간 각각 37건과 27건의 연평균 출원량을 보인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한글 글자체의 개발과 출원의 증가는 기업과 기관, 지자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전용 글자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폰트는 공짜'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글자체를 사용하는 것에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된 것은 물론, 개인이 글자체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 확충된 것 또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개인 글자체 디자이너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새로운 글자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발하고 글자체 개발 비용을 조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것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한글 글자체의 개발과 보급의 확대는 한글이 읽고 쓰는 문자로서의 정보전달 수단을 넘어 미적·조형적 가치를 내재한 디자인으로서 사회적 가치의 실현,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 및 지자체의 홍보에까지 그 활용범위가 넓어져 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특허청 김성관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기업은 자신의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통합을 위해 지자체는 지역 상품 및 관광 컨텐츠 등 지역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한글이 가진 조형적 특징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개성있는 한글 글자체 디자인의 출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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