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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김유제 옮김│사이언스북스
천문학의 역사에서 2019년이 AD 14년 인건 2006년 8월 24일 때문이다. 그 날 국제 천문 연맹(IAU)은 총회를 열고 명왕성의 행성 자격을 박탈, 왜소 행성으로 추락시켰다. 그 이전의 날들은 BD(Before Dwarf, 왜소 행성 이전)이고 그 이후의 모든 날들은 AD(After Dwarf, 왜소 행성 이후)다.
저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2000년 2월 개관한 미국 뉴욕의 프레더릭 피니어스 앤드 샌드라 프리스트 로스 지구 및 우주 센터(Frederick Phineas and Sandra Priest Rose Center for Earth and Space, 로스 센터) 천문학 전시물 책임자였다. 로스 센터가 개관하면서 내부 시설인 헤이든 천체 투영관 주변 태양계 행성 관련 전시물 중 명왕성을 빼버렸고, 이때부터 명왕성의 행성 자격 논쟁은 시작됐다. 세계 천문학계를 뒤흔든 진앙의 중심에 있었던 닐은 명왕성 마니아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혔다.
한국에 올해 번역 출간된 『명왕성 연대기』는 그가 명왕성에 대해 그동안 받았던 찬반 편지와 언론 기사, 만평, 전문가들과 주고받은 논쟁들에 명왕성 행성 자격 논쟁을 다룬 노래 등을 집대성해 2009년에 낸 책이다. 명왕성 행성 자격 논쟁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전개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할 뿐만 아니라 작은 태양계 식구들에 대한 과학적 탐사의 역사,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천문학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미국에서 거의 모든 어린 학생들에게 명왕성은 마치 옛 친구처럼 여겨지는 존재다. 심지어 아홉 번째라는 것이 사뭇 시적인 느낌마저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그러나 교수로서는 무거운 심정으로 명왕성의 강등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명왕성은 가르치기 난감한 주제였다. 하지만 이제 명왕성도 별 불만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행성들 속에서는 천덕꾸러기였지만 지금은 카이퍼대의 명실상부한 제왕이 되었으니 말이다.' 우주 캠퍼스에서 명왕성이 이제 '거물'이라는 그의 말은 명왕성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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