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 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지께 여쭐 것인가
단 다섯 줄. 이 다섯 줄의 시에 곡진한 삶이 담겨 있다. 청년들은 청운의 꿈을 품고 도시로 간다. 도시의 찬란한 불빛에 나의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집 앞 배나무를 뒤로 하고, 아버지의 근심스런 얼굴을 뒤로 하고 떠났다. 도시는 화려했다. 멋졌다. 그리고 사나웠다. 칼바람에 떠는 어깨를 툭 치고 가는 도시의 사람. 골목 가로등 아래서 전봇대에 의지해 토했다.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눈물이 난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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